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 DC의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변화와 위기 속에 항상 기회가 숨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통화가 성사된 것에 대해 "대미 외교의 최전선 대사관으로서 한미정상 협의가 가능해진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미국과 협의하면서 변화의 파고를 지혜롭게 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상호관세가 발효되기 직전에 정상통화가 이뤄진 점을 의미 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대사관 측은 설명했다.
오는 29일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이다. 이와 관련해 조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홍수와 같이 행정명령을 쏟아내며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국제정세는 급속하게 변화하는데 국내정치는 과도기"라면서 "외교 현장에 과도기는 없기 때문에, 한미 양국의 정치 변화와 관계 없이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사관 측은 차기 정부 출범 전 약 두 달 간의 시간 동안 새 정부 출범을 무작정 기다리라고 미국 측에 요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한국의 이익을 확보하는 데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측의 관세 정책 속도를 고려해서 과도기에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조 대사는 미국이 한국에 대해 9일부터 적용하기로 한 25%의 상호관세율에 대해 "큰 충격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녹색 산업 분야에 대한 한국의 전세계 최대급 대미 투자 등 분명한 기여와 함께 조선, 반도체, 방위산업, 첨단기술 등의 경쟁력을 지렛대 삼아 우리 산업에 대한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방위적 협상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간 본격 협상의 장이 열렸다"고 강조하면서 "한미는 서로에게 중요한 안보와 산업 파트너"라며 "보다 긴 호흡으로 현재의 도전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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