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박의 이름은 '갤럭시 고'.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5 시리즈 출시 이후 '갤럭시 AI(인공지능)' 경험을 확산하기 위해 사흘간 진행했던 이벤트다.
에릭 추 삼성전자 호주법인 모바일경험(MX) 총괄은 "갤럭시 고 선박을 통해 호주인들이 갤럭시25 시리즈로 일상생활을 단순화하고 향상시키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도록 영감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갤럭시S25 시리즈가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올리면서 예상 밖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스마트폰을 맡는 MX사업부에서만 4조원대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의 약 60%가 MX사업부에서 발생한 것이다.
깜짝 실적 배경으로는 갤럭시S25 시리즈 흥행이 꼽힌다. 여기에는 갤럭시S25 시리즈를 통해 '갤럭시 AI'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색 마케팅을 시도한 것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호주에서 출퇴근 교통수단으로 갤럭시 고 선박을 띄웠을 뿐 아니라 페루에선 지하철 '갤럭시 AI 열차'를 개통했다. 갤럭시 열차가 달리는 페루 리마 지하철 1호선은 매일 5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지하철 역명을 '갤럭시'로 바꿔달기도 했다. 칠레 산티아고에서 가장 붐비는 지하철역 중 한 곳인 토발라바역이 '갤럭시 AI역'이 됐다. 그러면서 산티아고에서 드론 300대를 동원해 갤럭시S25 울트라, 갤럭시 AI 등을 의미하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영국 런던 하늘은 언팩 전 갤럭시 AI를 나타내는 홀로그램으로 물들었다. 말레이시아에선 고층 건물을 활용한 레이저쇼와 불꽃놀이가, 브라질에선 고층 전망대에서 망원경 대신 갤럭시S25 울트라를 사용해 도시를 내려다보는 이벤트가 이어졌다.
게임대회, 음악 페스티벌을 활용한 마케팅도 인기를 끌었다. 현지인들 사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성능을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인도에서 열린 게임대회 '플레이갤럭시 컵 시즌3'는 갤럭시S25 울트라를 이용해 진행됐고 태국에선 인기 걸그룹들이 참여하는 갤럭시S25 뮤직 페스티벌이 열려 현지인들을 불러모았다.
전 세계 각지에서 갤럭시 AI와의 접점을 확대한 결과 1분기 전체 갤럭시S25 시리즈 출하량은 약 1350만대로 추정된다. 세계 최초 AI폰인 갤럭시S24 시리즈 출시 이후 AI폰 리더십을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갤럭시S25 시리즈는 지난 1월 공개 이후 국내에서만 사전판매량 130만대를 기록했다. 역대 갤럭시S 시리즈 가운데 가장 많은 사전판매량을 올렸고, 정식 출시 이후엔 21일 만에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모든 갤럭시 시리즈를 통틀어 최단 기간이다.
다만 올 2분기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던진 '관세 폭탄' 여파로 스마트폰 판매 실적을 낙관할 수 없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는 상호관세로 리스크가 너무 큰 상황이고 관세가 어떻게 작용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MX 실적은 1분기가 강세여서 2분기 낙폭이 나타나는데 (관세 영향으로) 그 폭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 2대 중 1대를 상호관세 46%가 적용된 베트남에서 생산한다. 특히 북미향 스마트폰 대다수가 베트남 생산물량으로 미국 시장 내 입지가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회사 측은 AI폰 리더십 강화를 위해 '갤럭시 AI'를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