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는 10일 도정회의실에서 신성장동력산업 3개사와 1조5200억원 규모 투자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참여한 업체는 태왕디엔디(대표 이종경), 지엘이테크(대표 이진석), 올카고유엘에스터미널(이현호 대표)이다.
이들 가운데 태왕디엔디는 사천시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해 120㎿ 규모의 초거대 AI 데이터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건립은 40㎿씩 3단계로 추진한다. 1단계 사업은 2026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8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경남투자청 설명에 따르면 태왕디엔디는 연매출 3700억원(2023년 기준)인 중견기업 태왕이앤씨의 자회사로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사천IC복합유통상업단지(축동면) 내 부지를 매입했다. 이어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따라 지난 1월 23일 전력계통영향평가(기술적 평가)를 마쳐 데이터센터 건립을 빠르게 진행할 여건을 갖췄다.
일각에서는 사업이 흐지부지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NHN클라우드와 HDC현대산업개발이 추진한 김해 데이터센터 건설사업은 무산됐다. 두 회사는 당초 5000억원을 들여 첨단 데이터센터를 지을 계획이었지만 자재값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예상 공사비가 크게 뛰자 2023년 사업을 포기했다. 함양과 사천에서는 1조원대 데이터센터 건립 이야기가 나오다가 부지 매입 과정에서 논란만 키우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경남 지역 내에서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다가 무산된 사례가 있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사천은 부지 확보를 완료했고 50억원 규모의 실시설계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업비 확보와 관련해 “금융 조달 부분은 금융회사와 협의 중”이라며 “데이터센터 건립 후 이를 활용할 기업도 여러 곳에서 의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협약에 참여한 다른 업체인 지엘이테크는 환경 개선 설비 제조 전문 벤처 기업으로, 부산 본사를 양산으로 이전하고 100억원을 투자해 10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올카고유엘에스터미널은 인도 뭄바이에 본사를 둔 글로벌 물류 기업 올카고그룹의 투자를 받아 창원 진해구 웅동배후단지에 약 1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50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추가 투자 유치를 통해 아시아 거점 및 허브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기업이 선제적으로 투자를 결정해 준 만큼 행정도 적극적으로 돕겠다”며 “특히 사천은 우주항공청 개청 등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분산에너지법이 시행되면 데이터센터 같은 전력 다소비 산업이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