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한국콜마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30% 넘게 뛰었다. 글로벌 K뷰티 열풍에 힘입어 국내 고객사의 화장품 수출 증가와 발맞춘 실적 성장세가 기대되면서다. 북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 설립한 2공장이 가동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도 반영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2분기부터 성수기에 진입하는 만큼 역대 최대 실적까지도 점치는 분위기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전날 2.96% 오른 7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콜마 주가가 종가 기준 7만원대로 올라선 건 지난해 10월21일(7만800원)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주가는 올해 들어 32.49% 뛰었다.
기관투자자가 올 들어 한국콜마 주식을 645억원어치 사들이면서 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상당수 개인투자자들도 평가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에 따르면 전날 기준 한국콜마 투자자 2875명의 평균 매수가는 4만4790원으로 평균 수익률은 12.67%다.
한국콜마가 연중 내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콜마는 올 1분기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웃도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증권은 한국콜마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을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2% 급증한 525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498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연간 실적 전망도 밝다. 한국콜마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11%와 37% 늘어난 2조7000억원과 2700억원(영업이익률 10%)으로 역대 최대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K뷰티의 글로벌 진출이 확대됐고 상위 업체로의 수주가 집중되면서 올해도 호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관세 정책의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내 고객사들의 미국 내 생산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지에 구축한 1공장에 이어 2공장이 이달 말 본격 가동되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콜마의 미 2공장이 가동되면 현지에서의 연간 생산량(CAPA)은 현재 6800만개에서 약 1억9000만개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공장 역시 국내와 비슷한 수준의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돼 있으며 마진율이 높은 기초화장품 관련 ODM 위주로 운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향후 가동률 상승과 수주 증가에 따라 미국 공장의 중장기 수익성 향상은 지켜봐야 할 문제"라면서도 "최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따라 한국콜마의 미 2공장이 단기적으로 고객사를 추가 확보하는데 탄력이 붙게 된 건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박은정 연구원은 "이달 말 완공될 2공장은 북미에서 가장 최신 공장으로 글로벌·현지 인디사 등으로부터 관심이 확대될 것"이라며 "북미에서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 우려로 자외선 차단제 중심의 사재기도 나타나고 있는 만큼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선 2분기부터 전통적인 성수기에 진입하는 만큼 실적 개선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한국콜마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높여 잡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한국콜마의 목표가를 8만원에서 8만5000원으로 올렸고, 미래에셋증권(8만원→9만2000원)과 흥국증권(7만8000원→8만4000원)도 상향 조정에 나섰다.
이지원 연구원은 "한국콜마는 전통의 선케어(자외선 차단제) 강자로 별도 법인의 2분기 마진이 연중 가장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며 "올 상반기 역시 선케어 제품 수주 강세가 지속되면서 컨센서스를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2분기부터는 전통적인 성수기 구간에 진입한다"며 "지난달부터 한국 법인의 월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3300억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법인의 경우 지난 1분기를 저점으로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 시장 내 색조 수요가 늘고 있고 북미 고객사와의 관계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중장기적으로 실적 가시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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