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개미 순매수 1위 종목인 샤오미의 주가가 한 달 사이에 27% 급락했다. 유상증자 소식에 이어 전기차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전기차 기술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미중 관세 전쟁까지 겹치자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전기차 사고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신징바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 광둥성 잔장시 공안국은 운전자 A씨와 전기 이륜차 탑승자 2명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사고로 A씨의 차는 화염에 휩싸였고 전기 이륜차 탑승자 2명은 사망했다. A씨가 운전하던 차량이 샤오미의 전기차(SU7)로 알려졌다. 이날 샤오미는 공식 웨이보를 통해 "충돌 후 전기 이륜차의 리튬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해 사고 차량에 불이 붙었다"며 "현장조사 완료로 최종 결론은 관련 부서의 보고서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한 고속도로에서 샤오미의 전기차를 몰던 운전자 1명과 동승자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차량은 자율주행 모드로 시속 116km로 달리고 있었다. 주행 중 장애물을 감지한 후 알림을 보내고 속도를 줄였으나 결국 가드레일과 충돌했다. 유족들은 사고 발생 이후 문이 잠겨 열리지 않았다는 의혹과 정확한 화재 원인 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한 상태다. 사고 차량은 샤오미의 SU7 표준 버전으로 확인됐다. 이후 지난 1일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쥔은 웨이보를 통해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사고 직후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현장에 급파했으며 경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이후 2거래일(4월1일~2일)간 주가가 9.68% 미끄러졌다.
지난해 전기차 사업은 62억위안(1조2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는데 신제품 출시 초기 낮은 판매량과 초기 투입 비용 등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샤오미는 2027년을 목표로 전기차 해외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최근 잇따른 사고로 회사가 제시한 올해 연간 판매량 목표인 35만대 달성 여부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JP모간은 샤오미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인공지능(AI) 사업과 스마트 안경, 로봇 등 신사업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란 이유에서다. JP모간은 "샤오미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탄탄하다"면서도 "전기차 시장 성장세와 스마트폰 부문의 성장 가능성 등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최근 미중관세 여파 등으로 해외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63홍콩달러에서 59홍콩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해외 기관들의 신용 평가는 상향되고 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일 샤오미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올리고 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했다. S&P는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로서의 지위를 계속 공고히 할 것"이라며 "당국의 소비 촉진책으로 어느 정도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무디스 역시 "강력한 가전 브랜드 파워와 탄탄한 현금 흐름 등이 사업 불확실성을 완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난 11일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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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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