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라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평균 발병 연령은 50대 중반이지만, 연령이 높을수록 위험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파킨슨병의 대표적 증상은 느린 동작(서동), 떨림, 경직, 균형 잡기 어려움(자세 불안정), 보행 장애 등이다. 하지만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잠꼬대, 변비, 우울감 같은 비운동 증상이 수년 전부터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조기 진단의 단서가 되기도 한다.
유 교수는 “대부분 서서히 여러 가지 증세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간주하기보다 증상이 불편하지 않더라도 전문 의료진의 진찰을 통해 진단 및 치료 선택지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파킨슨병 치료의 핵심은 증상 완화와 삶의 질 유지다. 약물치료는 통상적으로 증상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때 시작하지만, 최근에는 환자 상태에 따라 조기 치료가 권장되기도 한다. 주요 치료제는 도파민 전구물질(레보도파), 도파민 수용체 효현제, 분해 억제제, 분비 촉진제 등이 있다. 하지만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약효 지속시간은 짧아지고,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이 경우엔 뇌심부자극술(DBS)을 고려해야 할 수 있다. 장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심부자극술은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증상에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환자의 증상 양상과 약물 반응을 종합해 맞춤형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DBS는 뇌의 특정 부위에 전극을 삽입해 전기 자극을 주는 수술로, 시상하핵(STN)이나 내부 담창구(GPi)가 주요 표적이다. 적절한 시점에 시행된다면 증상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
장 교수는 “파킨슨병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조기에 진단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이라며 “초기에는 노화로 오해할 수 있는 증상이라도 변화가 느껴지면 병원을 찾아 검진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질병과 장기적으로 동행해야 하는 만큼 본인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의 이해와 지지도 중요하다.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조기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세계 파킨슨병의 날을 계기로 건강에 한 번 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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