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혜 교수 연구팀은 2007∼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0∼18세 소아·청소년 1만1554명을 분석한 결과, 복부비만과 고혈압 사이에 이 같은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전체 참여자의 과체중·비만, 고혈압 유병률은 각각 25.11%, 10.46%였다. 하지만 과체중·비만에 해당하는 소아·청소년만 봤을 때 고혈압 유병률은 17.6%로 더 높았다.
연구팀은 "과체중·비만 그룹의 고혈압 유병률이 전체 그룹보다 1.5∼2배가량 높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허리둘레와 키의 비율(WHtR)이 0.5 이상인 경우를 복부비만으로 정의하고 복부비만이 고혈압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별도로 살폈다.
그 결과 복부비만인 소아·청소년은 복부비만이 없는 소아·청소년보다 수축기와 확장기 혈압이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경향은 남자 소아·청소년에서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비만한 남자 소아·청소년이 복부비만을 동반했을 때의 고혈압 발생 위험이 복부비만이 없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2.3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고도비만 상태에서 복부비만을 동반한 경우에는 같은 비교 조건에서 고혈압 발생 위험이 3.12배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의 비만과 복부비만은 탄산음료 등의 당 섭취 증가, 야외 놀이의 감소, 불규칙한 수면시간, TV와 컴퓨터 등 미디어 시청 시간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대한비만학회가 집계한 통계를 보면 국내 소아·청소년의 복부비만 유병률(2021년 기준)은 남아가 2012년 대비 3.1배 증가한 22.3%, 여아가 1.4배 증가한 12.1%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성혜 교수는 "내장 지방이 과도해지는 복부비만은 인슐린 저항성 증가, 염증 반응 증가, 호르몬 조절 장애 등의 메커니즘을 통해 전체적인 체형 비만보다 더 크게 혈압 상승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아·청소년기 고혈압을 막으려면 전체적인 체형 비만과 복부비만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면서 "복부비만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에도 부모 중 고혈압 가족력이 있다면 어릴 때부터 혈압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부계 고혈압이 있는 아이들은 복부비만이 없어도 고혈압 발생률이 1.66배 증가했다"면서 "아동기에는 고혈압이 있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만큼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모니터링하고 운동과 식습관을 통해 비만과 복부비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메드 센트럴 소아과학(BMC pediatrics)'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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