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양국 대표단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양국 간 관세 협상을 조속히 타결하고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미·일 정상이 발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측은 장관급뿐만 아니라 실무급에서도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2차 협의는 이달 추가로 열릴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일본 측 수석협상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과 약 50분간 면담했다. 이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아카자와 경제재생상과 75분간 별도 회담을 했다. 미국은 이미 철강·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일본산 제품에 상호관세 24%를 매길 계획이다.
이번 협상에서 일본은 철강·자동차 제품의 고율 관세 철폐를 강하게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 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오히려 방위비 분담금 확대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자국 수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에 거듭 유감을 나타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회담 직후 “미국의 관세 부과는 지극히 유감이며, 일본 산업뿐만 아니라 미·일 투자와 고용 확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와 철강에 대한 관세 재검토를 강하게 요청했지만 협상 진전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 자리에서 환율 문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환율은 양국 재무장관이 다룰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안보 이슈가 공식 의제로 올라왔는지에 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일본 통화 정책과 엔화 약세, 주일미군 방위비 부담 등에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면담 직후 트루스소셜에 “일본 무역 대표단과 만나 큰 영광이었다”며 “큰 진전”이라고 남겼다. 그는 백악관에서 아카자와 경제재생상과 촬영한 사진과 함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문구가 새겨진 붉은 모자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관세 협의 보고를 받은 뒤 “양국 간 여전히 입장차가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회담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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