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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 년 전 프랑스의 마지막 왕 루이 16세는 부인 마리 앙투아네트와 함께 단두대에서 비참하게 처형됐다. 전설에 의하면 당시 처형 장면을 지켜보던 누군가가 손수건으로 왕의 피를 닦아 호리병에 보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최근 이 호리병이 발견돼 그 속에 들어있는 말라 굳어진 피를 분석한 결과 실제 루이 16세의 것이 맞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스페인 폼페우 파브라 대학 유전학자 까를레스 랄루에자 폭스와 동료 연구진은 이 혈액 속의 DNA를 루이 16세의 직계 조상 헨리4세의 미라 머리의 DNA와 비교분석한 결과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프랑스 왕 헨리 4세는 1553년 태어나 1589년 왕이 되었다. 신교도였던 헨리는 왕이 되기 위해 가톨릭으로 개종했으며 선정을 베풀어 “좋은 왕 헨리”라는 평판을 얻었다.
그러나 1610년 광신적인 가톨릭 신자에 의해 암살됐고 그의 시신은 방부처리 돼 파리 북부지역에 안치됐다. 1789년 프랑스 혁명 때까지 시신은 그곳에 있었으나 무덤이 도굴되면서 누군가 시신의 머리를 잘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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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 잘려진 머리는 개인에 의해 보관돼 오다 2010년 연구진에 의해 헨리 4세의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피부에서 채취한 DNA가 심하게 오염돼 헨리 4세의 것으로 확정하지는 못했다.
한편, 이탈리아의 한 부호는 전제군주였던 루이 16세의 피가 담겨 있다고 전해지는 호리병을 소장하고 있었다.(전설로 전해지는 손수건은 분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루이 16세는 1754년 태어나 1793년 사망했다. 프랑스 시민혁명으로 권좌에서 쫓겨난 뒤 단두대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당시 처형 장면을 지켜보던 일부 사람이 손수건으로 그의 피를 적셔 호리병에 담았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탈리아의 한 부호가 소장하고 있는 이 호리병에는 “1월 21일 루이 16세가 처형된 후 맥시밀리온 부르달루가 손수건으로 그의 피를 적셨다”라고 적혀 있다.
지난 2011년 랄루에자 폭스박사는 혈액에서 채취한 유전자를 분석해 파란색 눈을 가진 유럽의 남성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비교할 수 있는 다른 DNA가 없었기 때문에 루이 16세의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방부처리 된 헨리4세의 머리를 연구해온 범죄과학자가 비교적 상태가 좋은 DNA를 채취해 랄루에자 폭스 박사에게 보내왔다. 연구진은 이 DNA에서 부계의 계보를 알 수 있는 Y염색체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헨리 4세와 루이16세의 Y염색체를 비교한 결과 두 사람이 유전적으로 관계가 있을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50배 더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두 개의 Y염색체 샘플은 프랑스의 부르봉 지역과 유전적으로 뚜렷하게 다른 특징을 보였다. 이런 특징은 오늘날 유럽에서는 매우 희소하다.
두 염색체 샘플의 역사를 고려할 때 이번 발견은 호리병 속에 말라 굳어져 있는 피가 루이 16세의 것이 분명하고, 방부처리 된 머리 또한 헨리 4세의 것임이 명확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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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감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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