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우경화 행보 잰걸음…극우본색 노골화

입력 2013-01-08 11:38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우경화' 행보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

새해벽두부터 4대 우경화 공약 실천을 위해 잰 걸음을 보이면서 주변국들은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아베 정권의 우경화 총선 4대 공약은 집단적 자위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역사 인식, 교육 개혁 관련 회의체 설립이다. 회의체 설립은 이를 실행에 옮기겠다는 뜻이다.

일본의 우경화 행보는 아베 총리의 오른팔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4일 언론 인터뷰에서 집단적 자위권과 NSC 설치를 위한 전문가회의를 설치하기로 했다며 첫 포문을 열었다.

집단적 자위권은 동맹국이 공격받으면 자국도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반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것으로 일본이 평화헌법을 포기하고 무력행사의 길을 열겠다는 것이다.

집단적 자위권은 1차 아베 내각(2006년 9월∼2007년 9월) 당시 총리 직속 자문기관인 ‘안전보장의 법적 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에서 검토하다가 아베 총리가 실각해 무산된 바 있다.

또 일본판 NSC는 현재의 안전보장회의를 대체하는 기관으로 총리실이 주도해 외교안보정책을 신속하게 결정하기 위한 것이다.

역사인식과 관련해서도 스가 장관은 “21세기에 걸맞은 새롭고 미래지향적인 담화를 전문가 회의를 만들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과서 검정제도 개편 등을 위한 '교육재생실행본부'(가칭)역시 이르면 이달 중순 출범시킬 예정이다. 교육 개편을 통해 역사 기술에서 주변국을 배려한 근린제국 조항을 수정하겠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일본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을 명분 삼아 11년만에 방위비도 증액하기로 했다.

평화헌법 9조를 고쳐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나서겠다면서, 방위비마저 늘리는 것은 군사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일본은 중장기 국방 전략인 방위계획대강과 중기방위력정비계획을 연내 수정하겠다고 밝혀 국방력 증강에 본격 나설 뜻임을 숨기지 않았다.

아사히신문은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간사장 등 국방정책에 영향력이 있는 자민당 실력자들과의 회의에서 자위대의 확충을 위해 연내 방위계획대강(방위대강)과 중기방위력정비계획을 수정할 방침임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7일 '기미가요'를 부르는 것으로 올해 자민당의 첫 전체회의를 시작했다. 기미가요는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곡으로 비난의 대상이 돼왔다.

이후 그는 "일본 정부는 이제 기미가요를 부를 수 있는 정당으로 정권이 바뀌었다"며 "확실히 '일본을 되돌리는' 첫걸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가면을 벗은 극우본색을 아예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주변국의 우려는 무시하고 있다.
sunkim@cbs.co.kr
[CBS 김선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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