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 악성 독감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쳐 병원에 환자들이 넘쳐나고 있다고 미 NBC 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나다에서는 독감 환자가 급증하면서 시중에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 품귀현상이 나타나자 보건 당국이 비축분을 긴급 방출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독감은 증세가 아주 심해 이미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고, 미국 동북부 보스턴시의 경우 환자가 단시일 내에 급증하는 바람에 독감 비상사태까지 선포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번 독감은 피해가 극심했던 지난 2009년 이래 최악의 상황이며, 미국 전역의 80% 정도가 독감 바이러스에 전염된 상태라고 밝혔다.
독감 바이러스가 발병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후 전국에서 2천200여 명이 입원했고, 어린이 18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병원들은 넘쳐나는 환자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으며,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경우 대형 종합병원이 11곳 있지만 앰뷸런스에 실려오는 노인 환자들을 전부 수용하지 못해 다른 중소 병원 응급실로 분산시키고 있다고 현지 신문이 전했다.
토머스 메니노 보스턴 시장은 뉴스 보도문을 통해 "독감 감염 건수만 봐도 우려할 만한 상황이며, 우리는 2009년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는 단순히 보건 문제에 그치는 게 아니라 가족의 경제 문제와도 직결된다"면서 독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면서 "아직 예방접종을 받지 않는 시민들이 있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하며, 당신과 당신 가족을 스스로 보호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만약 독감에 걸린 상태라면 학교나 직장에 나가지 말고 집에서 휴식을 취해 달라"고 당부했다.
보스턴시는 지난해 10월 이후 독감 감염 사례가 700건이나 됐으며, 이는 지난 2011년 한해 전체의 70건에 비해 무려 10배나 급증한 것이라고 닉 마틴 보스턴시 보건위원회 대변인이 밝혔다.
캐나다에서는 독감 환자가 급증하자 보건 당국이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 비축분을 긴급 방출할 방침이라고 CTV가 8일(현지시간) 전했다.
공중보건국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예외적 조치"라며 "제조사의 선적기인 다음달 이전까지 공급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sunkim@cbs.co.kr
[CBS 김선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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