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 교육주의 시가총액이 최근 2년간 1조원이나 증발한 배경에는 사교육 산업의 급격한 업황 악화가 있다.
정부의 사교육 억제 정책, 학생 수 감소에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사교육 업체들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교육 정책 기조를 볼 때 영유아 대상 사교육 사업을 제외한 초중등 사교육 부문은 업황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 '저출산·규제·불황' 3중고 시달리는 사교육 산업 11일 서울시교육청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국내 증시에서 교육 업종의 시가총액은 2조2천487억원으로 작년 같은 거래일보다 16.2%(4천341억원) 줄었다.
시총은 2년 전인 2011년 1월 3일(3조2천962억9천만원)에 비해서는 1조475억원(31.8%)이 감소했다.
대장주인 메가스터디만 해도 2011년 초 종가기준 주가가 21만5천300원을 나타낸적도 있었지만 가격이 계속 떨어져 7일에는 7만5천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2년새주가가 3분의 1로 추락한 것이다.
꺼질 것 같지 않던 사교육 열풍을 타고 승승장구하던 교육주가 이처럼 쇠락의전조를 보이게 된 근저에는 우선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1970년 4.53에 이르던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2010년 1.23으로 급감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다.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의 출산율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다.
자연히 학생수도 감소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지역 초등학교 1학년생 수는 매년 감소해 2010학년도 8만2천968명에서 작년엔 7만1천644명으로 줄었다. 2년간 감소폭은 13.7%다.
여기에 정부에서 사교육 억제를 위해 교육방송(EBS)과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연계하도록 하면서 일반 사교육 업체들의 입지도 급격히 위축됐다.
신영증권 곽찬 연구원은 "EBS와 수능 연계 같은 사교육 경감 정책이 꾸준히 시행되면서 비상교육[100220], 메가스터디[072870]가 같은 대형 사교육 업체들의 실적타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세계 금융위기에 이어 유럽재정위기가 터지면서 국내 경기가 불황의 늪에 빠진것도 사교육 시장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곽 연구원은 "경기 불황에 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지출이 많았고 특히 경기에 민감한 출판사업은 출고 물량 자체를 줄이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줄어드는상황을 맞아야 했다"고 분석했다.
사교육 시장의 위축으로 학원수도 줄고 있다.
서울만 해도 학교 교과과정 관련 수업을 하는 학원은 작년 말 기준 1만3천104개로 2년 전인 2010년 말보다 400개가 줄었다.
◇ 공교육 위탁에라도 기대보지만…전망은 '흐림' 궁지에 몰린 사교육 업체들은 최근 공교육 시장 진입을 통해 살길 마련에 나선모습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수익성은 적은데 경쟁은 치열하기 때문이다.
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내에서 방과후학교 수업을 민간 업체에 위탁하는 학교수는 작년 4월 616개로 전체 학교의 47.8%를 차지했다.
방과후수업을 민간 위탁하는 학교는 작년 6월 440개 학교에서 10개월 만에 40%나 증가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런 사정이 사교육 업체의 실적 개선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않는다고 진단했다.
우선 위탁 사업 경쟁이 워낙 치열해 선정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양천구 목운초등학교 방과후 담당 교사는 "방과후 영어나 로봇 교실 같은 수업을 위탁하는데 최근 1개 업체 선정을 위한 공고에 17개 업체가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방과후 교실에 지원하는 업체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데 위탁 업체에 선정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 같은 부분에서 매우 많은 준비를 해온다"고 언급했다.
한 초등학교의 방과후 담당 교사는 "지원 업체 중에는 대학교 부속 어학원 같은대형 업체도 있는데 인지도나 교육 프로그램 운용 역량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소규모학원보다는 대형 업체를 뽑게 된다"고 귀띔했다.
방과후 교실 운영 업체로 선정된다 해도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분석된다.
곽찬 연구원은 "입찰할 때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곳이 선정되다 보니 처음부터 수익성이 훼손된 상태로 시작을 하게 되고 선정된 이후에도 가격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곽 연구원은 "공교육과 손을 잡는 것은 고육지책일 뿐이지 사교육 산업을 살릴수 있는 근본 대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추정한 교육업체의 실적 전망도 좋은 편은 아니다.
실적 추정치가 있는 6개 종목 중 세 곳은 작년 영업이익이 20% 이상 급감하거나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도 6개 업체 중 두 곳에서 매출 감소가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다만 사업 구조조정을 포함해 작년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던업체나 사업 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업체들은 올해 이익 개선을 확인할 가능성도있다고 진단했다.
대교[019680], 청담러닝[096240], 비상교육은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15~29%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IBK투자증권 손주리 연구원은 "대교는 작년 리브로 사업부의 매각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5.8% 감소했었는데 올해는 일회성 투자비용 지출도 없고 그간의 구조조정으로 내실도 다졌기 때문에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 윤태빈 연구원은 "청담러닝은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게임 형태의 온라인 영어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이는 기존 학원사업의 저성장 구조를 탈피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확보한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이 20% 정도 증가하고 주가도 상승세를 탈것"으로 내다봤다.
ohye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정부의 사교육 억제 정책, 학생 수 감소에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사교육 업체들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교육 정책 기조를 볼 때 영유아 대상 사교육 사업을 제외한 초중등 사교육 부문은 업황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 '저출산·규제·불황' 3중고 시달리는 사교육 산업 11일 서울시교육청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국내 증시에서 교육 업종의 시가총액은 2조2천487억원으로 작년 같은 거래일보다 16.2%(4천341억원) 줄었다.
시총은 2년 전인 2011년 1월 3일(3조2천962억9천만원)에 비해서는 1조475억원(31.8%)이 감소했다.
대장주인 메가스터디만 해도 2011년 초 종가기준 주가가 21만5천300원을 나타낸적도 있었지만 가격이 계속 떨어져 7일에는 7만5천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2년새주가가 3분의 1로 추락한 것이다.
꺼질 것 같지 않던 사교육 열풍을 타고 승승장구하던 교육주가 이처럼 쇠락의전조를 보이게 된 근저에는 우선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1970년 4.53에 이르던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2010년 1.23으로 급감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다.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의 출산율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다.
자연히 학생수도 감소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지역 초등학교 1학년생 수는 매년 감소해 2010학년도 8만2천968명에서 작년엔 7만1천644명으로 줄었다. 2년간 감소폭은 13.7%다.
여기에 정부에서 사교육 억제를 위해 교육방송(EBS)과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연계하도록 하면서 일반 사교육 업체들의 입지도 급격히 위축됐다.
신영증권 곽찬 연구원은 "EBS와 수능 연계 같은 사교육 경감 정책이 꾸준히 시행되면서 비상교육[100220], 메가스터디[072870]가 같은 대형 사교육 업체들의 실적타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세계 금융위기에 이어 유럽재정위기가 터지면서 국내 경기가 불황의 늪에 빠진것도 사교육 시장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곽 연구원은 "경기 불황에 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지출이 많았고 특히 경기에 민감한 출판사업은 출고 물량 자체를 줄이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줄어드는상황을 맞아야 했다"고 분석했다.
사교육 시장의 위축으로 학원수도 줄고 있다.
서울만 해도 학교 교과과정 관련 수업을 하는 학원은 작년 말 기준 1만3천104개로 2년 전인 2010년 말보다 400개가 줄었다.
◇ 공교육 위탁에라도 기대보지만…전망은 '흐림' 궁지에 몰린 사교육 업체들은 최근 공교육 시장 진입을 통해 살길 마련에 나선모습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수익성은 적은데 경쟁은 치열하기 때문이다.
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내에서 방과후학교 수업을 민간 업체에 위탁하는 학교수는 작년 4월 616개로 전체 학교의 47.8%를 차지했다.
방과후수업을 민간 위탁하는 학교는 작년 6월 440개 학교에서 10개월 만에 40%나 증가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런 사정이 사교육 업체의 실적 개선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않는다고 진단했다.
우선 위탁 사업 경쟁이 워낙 치열해 선정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양천구 목운초등학교 방과후 담당 교사는 "방과후 영어나 로봇 교실 같은 수업을 위탁하는데 최근 1개 업체 선정을 위한 공고에 17개 업체가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방과후 교실에 지원하는 업체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데 위탁 업체에 선정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 같은 부분에서 매우 많은 준비를 해온다"고 언급했다.
한 초등학교의 방과후 담당 교사는 "지원 업체 중에는 대학교 부속 어학원 같은대형 업체도 있는데 인지도나 교육 프로그램 운용 역량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소규모학원보다는 대형 업체를 뽑게 된다"고 귀띔했다.
방과후 교실 운영 업체로 선정된다 해도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분석된다.
곽찬 연구원은 "입찰할 때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곳이 선정되다 보니 처음부터 수익성이 훼손된 상태로 시작을 하게 되고 선정된 이후에도 가격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곽 연구원은 "공교육과 손을 잡는 것은 고육지책일 뿐이지 사교육 산업을 살릴수 있는 근본 대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추정한 교육업체의 실적 전망도 좋은 편은 아니다.
실적 추정치가 있는 6개 종목 중 세 곳은 작년 영업이익이 20% 이상 급감하거나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도 6개 업체 중 두 곳에서 매출 감소가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다만 사업 구조조정을 포함해 작년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던업체나 사업 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업체들은 올해 이익 개선을 확인할 가능성도있다고 진단했다.
대교[019680], 청담러닝[096240], 비상교육은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15~29%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IBK투자증권 손주리 연구원은 "대교는 작년 리브로 사업부의 매각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5.8% 감소했었는데 올해는 일회성 투자비용 지출도 없고 그간의 구조조정으로 내실도 다졌기 때문에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 윤태빈 연구원은 "청담러닝은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게임 형태의 온라인 영어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이는 기존 학원사업의 저성장 구조를 탈피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확보한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이 20% 정도 증가하고 주가도 상승세를 탈것"으로 내다봤다.
ohye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