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대체거래소(ATS)의 연내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ATS가 대형주에 유리하고 중·소형주에는 불리한 구조라는 호주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마이클 엣킨 호주 자본시장연구센터(CMCRC) 대표는 9일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열린 '호주 자본시장 발전 현황과 시사점' 콘퍼런스에서 지난 2011년 호주 자본시장에 ATS가 도입된 이후의 변화 상황을 발표했다.
엣킨 대표는 "호주 ATS인 차이엑스(Chi-X) 도입 이후 호주증권거래소(ASX)가 거래 수수료를 최대 0.13%까지 인하하는 등 거래비용이 줄었다"며 "ATS 도입으로 시장효율성과 가격발견 기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ATS는 정규 거래소와는 별도로 증권 매매거래를 체결해 주는 곳으로, 이 제도가도입되면 시장 구성원이었던 증권사·주식 브로커·딜러 등이 연합체를 만들어 독자적으로 매매체결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거래소의 독점 체제에서 벗어나 거래소끼리 경쟁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ATS는 호주 자본시장에서 시장 건전성을 높이는 데는 크게 기여하지 못했고, 혜택이 대형주에 집중된 것으로 평가됐다.
엣킨 대표는 "호주 주식시장 2천200개 상장 종목 가운데 상위 150개 종목이 혜택을 입었으며 중소형 종목에는 혜택이 거의 없었다"고 분석했다.
대형주는 유동성이 높아 매매거래 비용이 눈에 띄게 낮아졌지만 유동성이 낮은중·소형주의 경우 거래 비용 변화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시장 참여자가 혜택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ATS 도입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며 "금융당국이 ATS 도입 전 중·소형주 유동성 저하 관련 방안을 마련하는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ATS 도입 첫해 호주 시장 참여자들의 후생이 1억6천만 달러(약 1천800억원) 규모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호주 ATS에서 체결되는 주식거래 비중은 현재 10% 수준이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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