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보다 낫다"…주식시장 배당주 '열풍'

입력 2013-05-27 05:57  

한국의 국채 수익률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주식시장의 수익률도 낮아지자 투자자들 사이에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높은 배당을 제공하는 우선주의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고 배당관련 펀드 수익률은 약진하고 있다.

저성장·저금리 추세에 일반 주식으로 차익을 보기 어려워진 만큼 배당주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국채보다 배당주가 낫다' 27일 금융투자업계와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으로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배당수익률은 연 1.17%다.

이는 같은 날 한국의 3년물 국채 수익률인 연 2.60%보다 1.4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채권 시장의 저금리 장세가 이어지면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작년 한 해 동안 뚝떨어졌다.

이 사이 코스피 배당수익률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면서 국채 3년물금리와 코스피 배당수익률의 격차는 2005년 4월 이후 8년 만에 가장 좁아졌다.

선진국 금융시장에서는 국채 금리보다 주식시장 배당수익률이 높은 현상이 오래전부터 나타났다.

미국은 '제로 금리' 기조와 양적 완화 확대로 채권 금리가 떨어지면서 작년부터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의 배당수익률이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웃돌았다.

일본의 토픽스지수 배당수익률은 이미 2007년에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를 넘어섰다.

영국의 FTSE 100 지수의 배당수익률은 2008년 이후로 국채 10년물 금리보다 높았고 독일 DAX 지수 배당수익률은 2009년에 국채 10년물 금리를 앞질렀다.

상대적으로 채권 금리가 높고 배당수익률이 낮은 한국은 선진국처럼 두 수익률이 역전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대외 경기 불안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유독 강해지면서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내렸고 두 수치는 격차를 바짝 좁혔다.

이에 주가 차익을 보면서 배당수익도 얻을 수 있는 배당주식의 가치가 안전자산이면서 고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채권만큼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채 금리와 배당 금리의 격차가 좁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배당 수익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의미"라며 "세계적으로도 배당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종원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이 예전에는 세계 유동성 강화나강세장 국면을 즉각 반영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심각한 탈동조화(디커플링)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는 고정 수익을 제공하는 배당주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고진단했다.

◇ 우선주·배당주 관련 상품 '후끈'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식시장의 기후도 바뀌었다. 증권사들은 배당주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고 펀드 상품은 뛰어난 수익을 내고 있다.

배당에 대한 관심은 우선주의 가파른 상승으로 이어졌다.

주주총회 의결권은 제한되지만, 보통주보다 높은 배당을 제공하는 우선주의 매력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기준 삼성전자[005930] 보통주의 주가는 148만6천원으로 1개월 전인지난달 24일 종가와 같았다. 그러나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우선주는 6.5% 상승했다.

현대차[005380] 보통주가 10.3% 상승하는 사이 우선주 주가는 24.2% 뛰었고 현대모비스[012330]의 우선주는 32.8% 급등했다.

LG전자[066570]는 보통주가 한 달 동안 11.1% 빠졌지만 우선주는 14.9% 올랐다.

LG우[003555]는 1개월 상승률이 50.6%에 달했고 LG생활건강우[051905]와 삼성물산우[000835]의 1개월 수익률도 각각 45.0%, 35.2%로 높았다.

증권사는 배당주에 투자를 집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배당수익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아임유랩-고배당주'에대해 재판매를 시작했다.

이 상품은 작년 7월 출시 이후 추가 자금을 받지 않고 운용에만 집중했지만 고배당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투자자를 다시 모집했다.

배당주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뛰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으로 설정액 10억원 이상배당주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5.69%였다.

이는 일반 국내주식형펀드(3.15%), 국내채권형펀드(0.20%), 해외주식형펀드(4.38%)의 1개월 평균 수익률보다 높다.

배당주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9.13%, 1년 수익률은 21.42%에 달했다.

금융시장의 저성장·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면 배당주와 관련 상품의 인기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연구원은 "최근 투자자들의 일반적인 기대수익률이 낮아진 데다 기업 이익전망도 눈에 띄게 낮아졌다"며 "앞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배당 종목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hye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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