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번외시장' 아닌 '양성소'로 자리매김해야"

입력 2013-06-04 05:48  

가치 있는 기업 골라내는 지정자문 증권사 역할 막중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4일 코넥스가 프리보드의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정규 주식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기업들의 '번외시장'이 아닌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의 '양성소'로 분명히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장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기업을 찾아내 정규시장으로 '졸업' 시키는 예비학교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 가치가 있는 중소기업을 골라내는 지정자문 증권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 '투기 여력' 아닌 '성장 가능성' 보는 시장 돼야 전문가들은 프리보드에 대한 지나친 기대가 시장의 실패를 키웠다고 주장한다.

프리보드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정규시장 밖에서라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자금을 조달하도록 만든 시장이었다.

장범식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규시장에서 퇴출되거나 정규시장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 사이에 어차피 장외시장은 서게 마련"이라며 "이를 위험하게 제도밖에 놔두지 않고 조직화한 비정규시장을 만들어 놓은 것이 프리보드"라고설명했다.

장 교수는 "프리보드가 시작 단계에 비해 '실패'라고 평가되는 것은 투자자들이'새로운 투기장'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코넥스도 초기에 시장의 성격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넥스가 '자격 미달' 기업의 장이 아닌 '잠재력 있는' 기업의 걸음마 시장이돼야 한다는 의미다.

금융위원회도 코넥스 구성 단계에서부터 역할 구분을 강조했다.

유가증권시장은 대표 기업들의 주식이 거래되는 '간판 시장'으로 키우고 코스닥시장은 우량 중견기업을, 코넥스는 초기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시장으로 차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초기 중소기업을 키우는 양성소 역할을 하기 위해 투자자도 기관투자자와 자기방어 능력이 확실한 개인 투자자 일부로 제한했다.

김광희 중소기업연구원 정책본부장은 "프리보드는 설립 초기부터 '번외시장'으로 인식됐기 때문에 소속 기업들이 처음부터 평판에 낙인이 찍혔다"며 "코넥스는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것을 일차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중간 단계의 시장으로 자리를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코넥스는 프리보드와 달리 일반인이 아닌 선수들이 들어오는 장이될 것"이라며 "코넥스에 입성하는 기업이 기관투자자가 투자할 만한 자질이 있는 기업으로 인식돼야 꾸준히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새내기 기업 발굴하는 지정자문인 관건…거래 활성화도 필요 정규시장에 들어가기 전의 예비학교 역할을 확실히 하려면 신입생을 잘 골라야한다. 지정자문인으로 선정된 증권사들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유다.

이들의 역할은 성장 잠재력은 있지만 자금 조달 기회가 적었던 기업을 발굴해노출시키고 기관투자자의 투자를 끌어내는 것이다.

선정된 11개 증권사는 총 20여개의 기업을 코넥스 개장과 동시에 상장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넥스가 자리를 잡으려면 조기에 코넥스를 졸업해 코스닥으로 진입하는 성공 사례가 필요하고, 이들 자리를 메워줄 새 기업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지정자문인의 역할이 크다"고 진단했다.

장 교수도 "코넥스는 개인 투자가 대부분인 코스닥시장과는 완전히 차별화해 전문 투자자를 설득할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며 "투자자에게 내놓을 만한 좋은 기업을 선정하는 데는 지정자문인의 활동이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코넥스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나서는 투자자 저변을 확대할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 연구위원은 "코넥스의 거래가 활발해지지 않으면 이전 제도에서 사모투자회사(PEF)가 기업에 투자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를 지속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필요한 경우에는 매매방식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코넥스가 자리를 잡으면 기관투자자는 괜찮은 기업이코스닥시장, 유가증권시장에 진출한 뒤에도 '선점'하는 효과를 누릴 것"이라며 "자금이 선순환할 수 있도록 기관투자자의 지갑을 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hye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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