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턴 원화채권 비중 줄이고 외국 중앙은행도 이탈 조짐
한국 채권시장 곳곳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이탈 조짐이 발견돼 시장 참여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의 외국인 투자자 중 대표적 큰 손으로 통하는 '템플턴 글로벌채권펀드'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원화채권의 비중을 줄였다.
외국계 중앙은행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장기채를 팔아 듀레이션(가중평균 잔존만기)을 줄이고 있다는 점도 외국계 자금이탈 우려에 힘을 싣는다.
이에 채권 전문가들은 채권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저가매수를 권하는 대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취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직후인 지난 20일 국내 채권시장에서 4천643억원 어치 매수 우위를 보였다.
FOMC 결과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확산됐던 18일(649억원)과 19일(1천871억원)보다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오히려 늘었다.
외국인의 채권보유 잔고도 현재로서는 큰 변동이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으로 외국인 채권보유 잔고는 약 100조2천억원으로 집계돼 지난 11일 94조원대까지 줄었던 잔고가 100조원대로 늘었다.
이처럼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갑작스러운 대규모 자금이탈 현상은 아직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채권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6월 FOMC 이후 한국 채권시장에서 단기채를적극적으로 사들이는 반면 장기채는 매도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일 외국인은 만기가 3년 이하인 단기채를 5천40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그러나 3년 이상 만기의 장기채는 740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시장이 외국인의 장기채 매도를 우려하는 까닭은 매도 규모가 같더라도 시장에미치는 여파는 단기채보다 듀레이션이 긴 장기채의 매도가 더 크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성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환율 방향에 베팅하는 채권펀드는 주로 단기채를 매수하는 반면에 외환보유고다변화를 추구하는 외국계 중앙은행은 장기채를 사들인다.
결국 외국인이 장기채를 순매도한다면 그 매도 주체는 외국계 중앙은행일 가능성이 크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외국 중앙은행은 환율 움직임에 포지션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는 시장의 믿음이 있었다"며 "이 신뢰가 흔들린다면 시장에 충격이될 것"으로 봤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외국인이 장기채를 팔고 단기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듀레이션을 줄이는 것은 앞으로 한국 채권시장의 금리가 상승추세일 것으로본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채권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외국인 투자자는 템플턴 글로벌채권펀드다.
템플턴 글로벌채권펀드는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약 26조원 규모의 원화 채권을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외국인이 보유한 전체 원화 채권 중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템플턴 글로벌채권펀드가 한국 채권시장에서 대표적인 큰 손인 만큼 이 펀드의매매동향이 다른 투자자들의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달 들어 템플턴 글로벌채권펀드가 원화채권의 비중을 확연히 줄였다는것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템플턴 글로벌채권펀드의 국가별 비중을 살펴보면 1∼5월까지 줄곧 14%대를 유지했으나 지난 20일 기준 11.23%로 감소했다.
룩셈부르크 템플턴 글로벌채권펀드의 원화채 보유 비중도 1∼5월까지 16%대를유지하다가 지난 20일 기준 13.04%로 확연히 줄어들었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 시 신흥국 시장의 유동성이 선진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펀드 운용자도 모를 리 없다"고 말했다.
그는 "템플턴 글로벌채권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원화채권에 계속 투자해왔다고 해서 이 펀드에 대한 믿음을 계속 가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채권시장 곳곳에서 외국인 자금이탈 조짐이 발견되자 채권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신동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미국 출구전략 우려로 금융시장 불안심리가 커졌고 채권금리의 단기 급등으로 대규모 자본손실을 본 일부 증권사의 손절매 압박이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그는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금리가 단기적 매수로 대응할만한 수준까지상승했지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완화할 때까지 채권 투자를 미룰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한국 채권시장 곳곳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이탈 조짐이 발견돼 시장 참여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의 외국인 투자자 중 대표적 큰 손으로 통하는 '템플턴 글로벌채권펀드'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원화채권의 비중을 줄였다.
외국계 중앙은행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장기채를 팔아 듀레이션(가중평균 잔존만기)을 줄이고 있다는 점도 외국계 자금이탈 우려에 힘을 싣는다.
이에 채권 전문가들은 채권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저가매수를 권하는 대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취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직후인 지난 20일 국내 채권시장에서 4천643억원 어치 매수 우위를 보였다.
FOMC 결과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확산됐던 18일(649억원)과 19일(1천871억원)보다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오히려 늘었다.
외국인의 채권보유 잔고도 현재로서는 큰 변동이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으로 외국인 채권보유 잔고는 약 100조2천억원으로 집계돼 지난 11일 94조원대까지 줄었던 잔고가 100조원대로 늘었다.
이처럼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갑작스러운 대규모 자금이탈 현상은 아직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채권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6월 FOMC 이후 한국 채권시장에서 단기채를적극적으로 사들이는 반면 장기채는 매도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일 외국인은 만기가 3년 이하인 단기채를 5천40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그러나 3년 이상 만기의 장기채는 740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시장이 외국인의 장기채 매도를 우려하는 까닭은 매도 규모가 같더라도 시장에미치는 여파는 단기채보다 듀레이션이 긴 장기채의 매도가 더 크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성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환율 방향에 베팅하는 채권펀드는 주로 단기채를 매수하는 반면에 외환보유고다변화를 추구하는 외국계 중앙은행은 장기채를 사들인다.
결국 외국인이 장기채를 순매도한다면 그 매도 주체는 외국계 중앙은행일 가능성이 크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외국 중앙은행은 환율 움직임에 포지션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는 시장의 믿음이 있었다"며 "이 신뢰가 흔들린다면 시장에 충격이될 것"으로 봤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외국인이 장기채를 팔고 단기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듀레이션을 줄이는 것은 앞으로 한국 채권시장의 금리가 상승추세일 것으로본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채권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외국인 투자자는 템플턴 글로벌채권펀드다.
템플턴 글로벌채권펀드는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약 26조원 규모의 원화 채권을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외국인이 보유한 전체 원화 채권 중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템플턴 글로벌채권펀드가 한국 채권시장에서 대표적인 큰 손인 만큼 이 펀드의매매동향이 다른 투자자들의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달 들어 템플턴 글로벌채권펀드가 원화채권의 비중을 확연히 줄였다는것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템플턴 글로벌채권펀드의 국가별 비중을 살펴보면 1∼5월까지 줄곧 14%대를 유지했으나 지난 20일 기준 11.23%로 감소했다.
룩셈부르크 템플턴 글로벌채권펀드의 원화채 보유 비중도 1∼5월까지 16%대를유지하다가 지난 20일 기준 13.04%로 확연히 줄어들었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 시 신흥국 시장의 유동성이 선진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펀드 운용자도 모를 리 없다"고 말했다.
그는 "템플턴 글로벌채권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원화채권에 계속 투자해왔다고 해서 이 펀드에 대한 믿음을 계속 가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채권시장 곳곳에서 외국인 자금이탈 조짐이 발견되자 채권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신동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미국 출구전략 우려로 금융시장 불안심리가 커졌고 채권금리의 단기 급등으로 대규모 자본손실을 본 일부 증권사의 손절매 압박이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그는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금리가 단기적 매수로 대응할만한 수준까지상승했지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완화할 때까지 채권 투자를 미룰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