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자금, 저가매수 나서…5년만에 최장 순매수

삼성전자와 자동차 3인방만 6천억원어치 매집

코스피가 1,820선으로 밀려나자 공모펀드 자금이 적극적인 저가 매수에 나섰다.

지수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속속 들어오자 투신권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년 만에 최장 순매수 기록을 세웠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등이 포함된 투신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순매수 기간이 2007년 7월 이후 가장 길다.

투신은 지난 7일부터 21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주식을 샀다. 총 순매수 금액이1조6천951억원 어치에 이른다. 이 기간 전체 기관 순매수 금액(3조665억원)의 55.3%를 차지하는 액수다.

투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밝힌 여파로 주가가 추락한대형주를 집중 매수했다.

지난 7일부터 11거래일 동안 주가가 12.88% 떨어진 삼성전자[005930]를 4천550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현대차[005380](741억원), 기아차[000270](540억원), 현대모비스[012330](449억원) 등 자동차주 3인방도 대거 사들였다.

이밖에 이마트[139480](994억원), 삼성화재[000810](630억원), 고려아연[010130](589억원), 삼성SDI[006400](498억원)가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투신은 반면에 SK하이닉스[000660](-332억원), 현대중공업[009540](-188억원),현대상선[011200](-143억원), S-Oil[010950](-135억원) 등을 팔아 차익을 실현했다.

투신은 코스닥시장에서도 11거래일 연속으로 총 1천198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다음(127억원), 서울반도체[046890](89억원), 에스에프에이[056190](81억원), 덕산하이메탈[077360](54억원) 등 IT·IT부품주를 주로 샀다.

이번 연속 순매수는 2007년 7월12일~7월30일(12거래일) 이후 최장 기간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코스피가 연초 1,400대에서 1,900대로 오르는 과정에서 펀드투자자금이 몰린 것으로, 지금과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최근 투신은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서면 주식을 팔고 2,000선 이하로 떨어지면 매수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펀드 투자자들이 2,000선을 기준으로 자금을 넣고빼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코스피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 13일 국내주식형펀드로 1천490억원이 유입된 것을 시작으로 20일까지 총7천549억원이 들어왔다. 지난달 5천175억원이 빠져나간 것과는 반대되는 흐름이다.

투신의 주식 저가 매수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하루 평균 200∼300억밖에 안 되던 펀드 판매가 최근 1천억원 수준으로 올라왔다"며 "지수가 1,800 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오랜만이라 투자자 자금이 당분간 더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용현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장도 "코스피 1,800선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주가)이 상당히 매력적인 수준"이라며 "저점에서 펀드를 사고 2,000선 이상에서 환매하는 투자자들의 패턴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