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증권업계에 '고객 유치 캠페인' 모처럼 등장

입력 2013-07-04 05:56  

증권사 직원들, 강요된 발품 세일즈 "바쁘다 바빠""할당량 지나치다" 일부 증권사 구설수 오르기도

증시침체로 투자자들이 대거 증시를 떠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몇년만에 처음으로 직원들에게 고객 유치 활동을 주문하고 나섰다.

특히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직원들에게 감당하기 힘든 높은 할당량을 제시하고 목표를 달성하도록 판촉을 강요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양증권은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수익률 대회 등을 통해 지인들에게 주식계좌 개설을 권유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에 따라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동양증권은 내부적으로 차장급 이상 직원은 15개, 사원급은 10개씩 주식계좌를신규모집한다는 목표치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계좌를 통해 일정 금액 이상주식을 거래하면 실적으로 인정하고 거래금액이 크면 가산점을 준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해외채권 등 상품을 유치할 경우 1억원당 30만원의 포상금을 제공하는 캠페인도 함께 진행 중이다.

여타 대형사 상당수도 비슷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5∼6월간 해외채권과 적립식 펀드 유치 캠페인을 벌인 대신증권의 경우 해외채권은 1천만원, 적립식 펀드는 월 200만원 불입이 직원 1인당 목표치였다.

재형펀드와 신연금저축펀드, 개인퇴직계좌 등과 관련해서도 대형사 3곳 정도가현재 고객모집 캠페인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일견 과도한 목표치가 주어지기도 했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과장급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든, 주식계좌든 1억원 이상을 유치해야 하는 캠페인이 진행됐다"면서 "이런 캠페인은 수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이에 대해 "통상적인 판촉 활동일 뿐이며 목표치는 명목상 수치일뿐 채우지 못했을 때 불이익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시각은 다르다. 한 증권사 직원은 "당연히 등수를 매기게 돼있고, 회사정책에 얼마나 동참하는가로 해석돼 인사고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목표치 달성이 사실상 강제된다는 이야기다.

증권사들이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장 큰 원인은 증시침체에 따른 실적악화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개 증권사들의 2012사업연도 연결 영업이익은 8천101억원으로 전년(1조4천839억원) 대비 45.4% 급감했고, 당기순이익도 5천845억원에 그쳐47.3% 폭락했다. 말 그대로 반토막이 난 것이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원들의 연봉도 줄줄이 삭감됐다.

한 전문가는 "획기적인 상품이 나온 것도 아니고 시기도 어정쩡한 상황에서 이런 캠페인이 나오는 첫째 이유는 회사의 실적개선을 위한 타개책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내 분위기 단속의 의미가 더 크다는 의견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본사 직원들까지 고객모집에 나선다고 실적개선 효과가 얼마나있겠느냐"면서 "증시가 워낙 어렵다 보니 직원들이 일손을 놓는 분위기를 다잡고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자는 의미가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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