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발언·미국 등급전망 상향에 증시 '무덤덤'>

입력 2013-07-19 13:47  

코스피가 양적완화 조기 축소라는 미국발 불안요소의 완화에도 박스권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19일 코스피는 오후 1시 3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12포인트(0.06%) 하락한 1,874.36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이틀째 약세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이틀 '비둘기파' 성향의 발언으로 시장을 달랬지만 국내 증시에는 별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지난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한 것도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무디스의 등급 전망 조정은 정부 부채 협상 과정에서 미국 신용등급이 추가로 하락할 우려를 감소시켰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지만이미 미국 경제와 재정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완화돼 새 호재는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과 뉴욕 주요 증시는 양적완화 축소 우려 완화에 상승세로 마감해 코스피와 큰 대조를 이뤘다.

버냉키 의장은 17, 18일(현지시간)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당분간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양적완화 축소를 연내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지만 시기를 미리 정한 것은 아니라는 그의 발언은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됐다.

이에 지난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과 2분기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가 그간 증시를 짓눌렀던 불안 요소의 완화에도 기지개를 켜지 못하는 이유는 중국의 성장 둔화와 2분기 실적 우려 때문이다.

코스피는 버냉키 의장이 "상당한 수준의 경기확장적 통화정책이 당분간 필요하다"고 발언한 11일 53.44포인트 폭등한 이후 1,850∼1,900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자 미국발 불안 요소 경감에 따른 'V자' 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는 잦아들었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는 미국의 출구전략 시사 이후 선진국보다 훨씬 더큰 조정을 받았고, 회복 과정에서도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주식시장의 장기 침체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드물다.

전문가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서서히 안정을 되찾으면서한국 시장도 바닥 다지기를 거친 뒤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상승했던 코스피의 변동성이 평균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증시 변동성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6월 이후 가장 큰 위협요인이었던 미국 양적완화 축소, 중국 경기 둔화,그리스 문제 등이 상당 부분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증시가 받을 수 있는 충격은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출구전략과 관련해 브라질, 인도, 동남아시아 시장보다 충격이 작았고 회복도 상대적으로 잘되고 있다"며 "중국 경기 등 변수들이 여전하지만 미국 정책에 따른 혼란이 진정됨에 따라 시장의 회복 기조는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withwit@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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