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을 주식처럼…" 금 현물시장 어떻게 운영되나>

입력 2013-07-25 11:31  

금(金) 거래 양성화를 위해 내년 개설되는 금현물시장은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

정답은 '주식 대신 금을 거래하는 증권시장'이다. 개인도 증권사나 선물회사에거래계좌를 개설하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전화, 모바일 등 현재 증권·선물시장에서 쓰이는 방식 그대로 금을 거래할 수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금 현물시장이 곳곳에 숨어 있는 금을 끌어내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무자료로 이뤄지는 금 거래를 양지로 끌어내면 3천억원 가량의 세수확대가 기대되고, 일부 부유층이 금을 재산 은닉수단으로 이용하는 문제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 내년부터 주식 사고팔듯 금도 거래 25일 한국거래소가 출입기자단 브리핑을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금 현물시장에는 세계 금거래 표본인 순도 99.99%, 중량 1㎏의 금지금(金地金)이 우선 상장된다.

조폐공사 인증 업체를 대상으로 거래소가 재무적·질적 요건 등을 심사해 지정하는 적격생산업체만 시장에 금지금을 공급할 수 있다.

수입금은 더욱 까다로워서 거래소가 지정한 업체가 생산한 금지금을 일정자격을갖춘 수입업체가 직수입한 뒤 보관기관에 임치한 경우만 거래가 가능하다.

거래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이며, 단일가 매매가 이뤄지는 장개시 및 종료시점을 제외하면 언제든 호가를 제출해 거래를 체결하는 접속매매 방식으로 운영된다.

소액 개인투자자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매매 단위는 10g 이하로 결정됐다. 지난22일 기준 금지금 1g 가격은 4만7천원 수준이다. 다만 현물 인출은 1㎏ 단위로만 가능하다.

호가는 매매주문을 낼 때 수량 및 가격을 정해서 제출하는 지정가 호가만 허용된다.

여기에 호가 접수시점에 전량 체결이 되지 않으면 호가수량 전부를 취소하는 '전량충족조건'(FOK), 체결된 수량을 제외한 미체결 잔량은 취소하는 '일부충족조건'등이 적용된다.

한국거래소는 금 현물시장에서 체결된 가격과 거래량 등 시세정보를 주식시장과마찬가지로 실시간 공개하고, 해외 금 현·선물시장의 실시간 시세도 참고자료로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이밖에 금 시장 활성화를 위한 ▲금 관련 신상품 개발 ▲한시적 거래수수료 면제 ▲실물사업자에 대한 체결우선권 부여 및 당일 중 금 실물 인출 허용 등도 추진중이다.

◇ 당국, 금 거래 양성화 기대…시장은 "글쎄…" 금융당국은 금 현물시장 개설이 지하경제 양성화와 귀금속 산업의 경쟁력 강화,외환보유고 확충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하시장 중심인 금 유통시장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만큼양성화돼 조세정의 실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 거래 양성화로 금의 국내 거래량이 증가할 경우 국내 외환자산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어 외환시장 안정성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장롱금'으로 불리는 개인 보유 금은 약 660∼720t 규모로 한국은행 금보유고(104t)의 약 7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도 고품질의 금을 저렴한 비용으로 간편하게 사들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

이호철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금 현물시장 개설은 귀금속 유통구조선진화를 통한 지하경제 양성화와 조세정의 실현은 물론 투자의 지평을 일반상품으로 넓혀 자본시장의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실물산업과 금융산업의 융합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조경제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귀금속업자나 개인이 거래자료 노출과 세금부담을 지면서까지 현물시장에 참여하겠느냐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금 거래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등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개인이나 귀금속업자의 경우 시장에 들어올 유인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무자료로 세금을 내지 않고 거래를 해 왔는데 이제 와서 세제혜택 때문에시장에 들어올 이유가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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