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을 주식처럼…" 금 현물시장 어떻게 운영되나>(종합)

입력 2013-07-25 13:59  

<<거래수수료 한시적 면제 구체 방안, 거래 양성화 노력 등 브리핑 내용 보완.>>거래 활성화 위해 거래수수료 면제·신상품 개발 등 추진60%가 음성거래…양성화에 회의적 시각도

금(金) 거래 양성화를 위해 내년 개설되는 금 현물시장은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

정답은 '주식 대신 금을 거래하는 증권시장'이다. 개인도 증권사나 선물회사에거래계좌를 개설하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전화, 모바일 등 현재 증권·선물시장에서 쓰이는 방식 그대로 금을 거래할 수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금 현물시장이 곳곳에 숨어 있는 금을 끌어내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무자료로 이뤄지는 금 거래를 양지로 끌어내면 3천억원 가량의 세수확대가 기대되고, 일부 부유층이 금을 재산 은닉수단으로 이용하는 문제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체 금 거래량의 60%가 음성거래로 추정되는 가운데 자금노출과 세금부담 때문에 양성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정부는 거래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등 다양한 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 내년부터 주식 사고팔듯 금도 거래 25일 한국거래소가 출입기자단 브리핑을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금 현물시장에는 세계 금 거래 표본인 순도 99.99%, 중량 1㎏의 금지금(金地金)이 우선 상장된다.

조폐공사 인증 업체를 대상으로 거래소가 재무적·질적 요건 등을 심사해 지정하는 적격 생산업체만 시장에 금지금을 공급할 수 있다.

수입금은 더욱 까다로워서 거래소가 지정한 업체가 생산한 금지금을 일정자격을갖춘 수입업체가 직수입한 뒤 보관 기관에 맡겨둔 경우만 거래할 수 있다.

거래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이며, 단일가 매매가 이뤄지는 장개시 및 종료시점을 제외하면 언제든 호가를 제출해 거래를 체결하는 접속매매 방식으로 운영된다.

소액 개인투자자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매매 단위는 10g 이하로 결정됐다. 지난22일 기준 금지금 1g 가격은 4만7천원 수준이다. 다만 현물 인출은 1㎏ 단위로만 가능하다.

호가는 매매주문을 낼 때 수량 및 가격을 정해서 제출하는 지정가 호가만 허용된다.

여기에 호가 접수 시점에 전량 체결이 되지 않으면 호가 수량 전부를 취소하는'전량충족조건'(FOK), 체결된 수량을 제외한 미체결 잔량은 취소하는 '일부충족조건' 등이 적용된다.

한국거래소는 금 현물시장에서 체결된 가격과 거래량 등 시세정보를 주식시장과마찬가지로 실시간 공개하고, 해외 금 현·선물시장의 실시간 시세도 참고자료로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또 시장의 급등락에 따른 예측치 못한 손해 및 이익을 막기 위해 가격 변동성을고려한 결제 시한을 감안, 적정 수준의 상하한가도 정해진다.

무엇보다 정부는 시장 개설 초기 거래 활성화를 위해 금 1㎏을 인출할 때 내년5% 수준의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거나 1% 이내로 줄여주기로 했다.

초기에는 은행보다 최대 5%는 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밖에 금 관련 신상품 개발, 실물사업자에 대한 체결우선권 부여 및 당일 중금 실물 인출 허용 등도 추진 중이다.

거래될 금은 한국예탁결제원과 전국 주요 거점 도시의 은행 금고에 지정 보관돼주변 금은방 등 실물 사업자들이 편리하게 인출할 수 있게 된다.

◇ 당국, 금 거래 양성화 기대…시장은 "글쎄…" 금융 당국은 금 현물시장 개설이 지하경제 양성화와 귀금속 산업의 경쟁력 강화, 외환보유고 확충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하시장 중심인 금 유통시장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만큼양성화돼 조세정의 실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 거래 양성화로 금의 국내 거래량이 증가할 경우 국내 외환자산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어 외환시장 안정성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장롱금'으로 불리는 개인 보유 금은 약 660∼720t 규모로 한국은행 금보유고(104t)의 약 7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도 고품질의 금을 저렴한 비용으로 간편하게 사들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

거래소 측은 특히 금이 주식만큼 변동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노령화 시대를 맞아 5∼10년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바람직한 장기 투자 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호철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금 현물시장 개설은 귀금속 유통구조 선진화를 통한 지하경제 양성화와 조세정의 실현은 물론 투자의 지평을 일반상품으로 넓혀 자본시장의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실물산업과 금융산업의 융합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조경제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귀금속업자나 개인이 거래자료 노출과 세금부담을 지면서까지 현물시장에 참여하겠느냐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금 거래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등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개인이나 귀금속업자의 경우 시장에 들어올 유인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무자료로 세금을 내지 않고 거래를 해 왔는데 이제 와서 세제혜택 때문에시장에 들어올 이유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김원대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상무는 "KRX 마크를 찍어 진품을 구별하도록 유도하고 세정 당국은 지하 음성거래 단속을 강화하는 노력 등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상무는 "석유는 현물시장이 개설된 뒤 10개월 만에 거래량을 10% 끌어올렸는데 금은 석유보다 현물시장 메리트가 높다"며 "기존 증권사의 시스템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하는 만큼 투입비용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점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faith@yna.co.kr hwangch@yna.co.kr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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