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개미들 동양 회사채 투기 나서

입력 2013-09-29 04:04  

위험한 Ɖ일 베팅' 여파로 동양 회사채값 급등

동양그룹 계열사의 회사채를 대상으로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위험한 베팅'에 나섰다.

최근 유동성 위기가 부각하면서 추석 연휴 직후 동양그룹의 회사채 가격이 폭락하자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종목을 중심으로 투기성 자금이 몰려들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시중에서 유통된 동양그룹 회사채의 매매가격은 추석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23일 대비 평균 16% 이상씩 급등했다.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회사채는 ㈜동양의 회사채였다.

특히 ㈜동양이 발행한 회사채 종목 가운데 오는 30일에 만기가 도래하는 '동양256' 종목의 가격 상승폭이 컸다.

동양256 회사채의 가격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23일 7천300원에서 27일에 8천940원으로 22.5%나 급등했다.

앞서 동양256의 가격은 추석연휴 직전인 지난 17일 9천810원에서 지난 23일 7천300원, 24일 6천100원까지 급락했다가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에 8천원 후반대까지올라왔다.

㈜동양 회사채에 투기성 자금이 몰렸던 까닭은 만기 때문이다.

동양256의 만기는 9월 30일로, 지난 27일 기준으로 볼 때 만기가 3일밖에 남지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동양이 만기도래일까지만 법정관리를 신청하지 않고 버텨준다면 원금을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개인투자자들이 액면가(1만원)보다 훨씬 가격이 떨어진동양256 회사채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동양256을 매수한 개인투자자는 동양이 30일까지만버티면 채권의 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라며 "이들은 만기도래일까지남은 3일에 베팅한 셈"이라고 말했다.

㈜동양 외에 동양시멘트와 동양증권의 회사채 가격도 올랐다.

동양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동양파워의 지분까지 전량 매각할 수 있다는 방침을세웠고 동양매직의 매각 작업이 현재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부도위기에 대한우려감이 다소 진정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는 2014년 4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잔존만기 7개월의 '동양시멘트14' 회사채가격은 지난 23일 6천20원에서 27일 7천3원으로 16.3% 올랐다.

같은 기간에 잔존만기 3년6개월인 '동양증권82' 전환사채(CB)의 가격도 7천원에서 7천689원으로 9.8% 상승했다.

다만 이들 종목은 동양256보다 잔존만기가 길고 리스크가 큰 만큼 가격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그러나 채권 전문가들은 아직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 해결이 현실화되지 않은상황에서 가격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동양그룹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판단했다.

이종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발전사업은 추가 비용이 크게 들어가기 때문에동양파워를 선뜻 인수할 주체를 찾기 어려울 것이고, 얼마 전 ㈜동양은 증권신고서를 보완하지 못해 회사채 발행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단순히 잔존 만기가 짧다는 이유로 동양그룹이 상환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며 현시점에서 동양그룹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ykbae@yna.co.kr(계속)<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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