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회사채 편입제한> ② 회사채시장 '설상가상'

입력 2013-10-17 04:00  

비우량기업 회사채 외면…회사채시장 양극화 심해져눈치 보던 기업들 회사채 신속인수제 신청 증가 전망

계열사의 투기등급 회사채 권유를 금지하는 금융투자법 개정안 시행은 꽁꽁 얼어붙은 회사채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우량 등급의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동양 사태' 이후나빠진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계열사의 투자부적격 등급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권유 및 편입제한'에서 투기등급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권유하지 못하게 하는 점을 더욱 주시하고있다.

금융 계열사들이 이미 회사채 가운데 투자등급 상품만을 담는 상태라 '편입 제한'은 의미가 없어 규정이 시행되면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리테일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 사태에서 보듯 비우량 등급의 회사채와 CP는 증권사를 통해 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팔려나갔다.

현재 국내 증권사 가운데 투기등급의 계열사를 보유한 증권사는 많지 않지만 일부 계열사가 투기등급 전 단계(회사채 BBB-, CP A3-)의 신용도를 가져 추가적인 등급 하향이 가능한 상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증권사가 투기등급의 계열사 회사채를 권유할 수 없어 비우량기업의 회사채는 설 자리를 점점 잃을 수밖에 없다.

이는 회사채시장의 양극화를 더욱 가중할 요인이다.

투자자들이 우량등급의 회사채만 찾고 비우량등급은 거들떠보지 않는 회사채시장의 '부익부 빈익빅'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는 웅진, STX 사태를 거치면서 이미 시장을 지배했고 최근 동양 사태를 거치면서 더욱 공고해졌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무보증 3년 우량(AA-), 비우량(BBB-) 회사채의 스프레드는 5.71%까지 벌어지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회사채 시장에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자 투기등급 회사채는 씨가 마르다시피 한상황이다.

동양그룹 사태가 불거진 지난 9월 신용등급별 회사채 발행 현황을 보면 AAA등급의 발행액은 1조4천727억원으로 8월보다 5천617억원 많았다.

AA등급(3조3천566억원), A등급(1조3천억원)도 1조원 이상 발행됐지만 BBB등급(2천200억원)과 BB이하 등급(105억원)의 발행액은 초라했다.

비우량 등급 회사채의 발행이 여의치 않다 보니 만기 도래 물량을 막아내지 못하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BBB+급 이하 회사채 순발행 금액은 -3천204억원으로 8월의 -2천22억원보다 순감 규모가 급증했다.

회사채 순발행 규모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만기가 도래해 상환되는 물량이 발행물량보다 많다는 것으로 통상 회사채시장에서의 자금 경색을 의미한다.

수요 예측 참여율에서도 투기등급은 흥행 참패를 맛본 지 오래다.

지난달 AA급 이상 수요 예측 참여율은 128.2%로 올해 9개월 연속 100%를 초과했지만 BBB급 이하는 5개월 연속 참여율이 0%에 머물렀다.

회사채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 적용으로 얼어붙은 회사채시장의 양극화가 더욱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강수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시장에서 우량기업으로 쏠림현상이 심해지고 비우량 회사채는 소화되지 않을 경향이 더욱 짙어질 것"이라며 "특히 투기등급계열사를 많이 가진 그룹은 유동성 위기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등급 간 양극화는 물론 개별 업체 간 차별화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취약업종인 건설, 조선, 해운업체의 만기 도래 비중이 여전히 만만치 않고 3분기 실적발표에 따라 회사에 대한 평가가 갈리기 때문이다.

투기등급 외면 현상이 심해짐에 따라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신청하는 기업이 더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만기 도래 회사채 상환을 위해 기업들이 사모방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면 이를 산업은행이 인수해 기업의 상환 리스크를 줄여주기 위해 도입됐다.

김수양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낙인 효과'에 따른 눈치를 보느라 신속인수제를 신청해야 할 기업이 안 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리테일 시장에서 투기등급회사채를 판매하기 어려워지면 신속인수제에 의지하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라고분석했다.

kong7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