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한진해운…보름새 시총 6천억원 증발>

입력 2013-11-15 11:28  

실적 부진·동반 부실 우려에 신용등급 강등도

대한항공[003490]이 한진해운[117930]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뒤 두 회사 주가가 모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보름 만에 증시에서 두 종목의 시가총액은 약 6천억원이 증발했다.

더욱이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두 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며 신용등급까지 강등하자 투자자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지난달 30일 같은 한진그룹 계열사로 일시적 자금 부족에 처한 한진해운에 긴급 자금 1천5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이후 두회사의 주가는 전체적으로 우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주가는 지난달 30일 3만8천400원에서 전날 기준 3만50원까지 21.7% 떨어졌고 같은 기간에 시가총액은 4천899억원이나 빠졌다.

'긴급 수혈'을 받게 된 한진해운도 주가 흐름은 내리막이었다.

지난달 30일 7천810원이었던 한진해운 주가는 전날 기준 6천990원까지 10.5% 하락했고 이 기간에 시총은 1천27억원 감소했다.

이들 기업에 대한 업계와 투자자들의 가장 큰 우려는 재무건전성 악화다.

전날 국내 신평사들이 대한항공('A'→'A-')과 한진해운('A-'→'BBB+')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강등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말에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대한지원을 결정하면서 계열사 지원부담이 현실화됐고 추가적인 지원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대규모 항공기 도입 투자로 현금창출력 대비 재무 부담이 과도한 상황에서 추가적 계열사 지원이 이뤄진다면 신용도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계열 지원 부담과 별개로 대한항공 자체의 실적 모멘텀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몇 달 동안 여객·화물 수요를 살펴보면항공업이 턴어라운드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수요 상의 의미 있는 변화가 없는한 주가가 크게 오르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한진해운의 경우 최근 수익성 흐름을 살펴볼 때 대한항공으로부터 지원을 받고도 쉽게 개선될 상황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은 영업손실 210억원으로 적자 전환해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며 "특히 3분기가 컨테이너 선사들의 전통적인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 부진이 대단히 심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진해운이 단기 유동성 부족으로 대한항공의 긴급 지원과 유상증자를 포함해 최대 6천500억원 수준의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한 만큼 향후 재무 리스크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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