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네트워크 부족에 기업 신용공여도 '반쪽' 그쳐"특화된 분야 개발하고 몸집 키워야 한국형 IB 가능"
올해 국내 5개 대형 증권사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투자은행·IB)로 지정되며 IB로서의 첫발을 내디뎠지만 '한국판 골드만삭스'가탄생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지정된 5개 대형사가 주력하는 IB 업무는 기업에 자금을 빌려주는 기업 신용공여에 편중됐고, 다양한 사업모델을 발굴하기에는 자본 규모와 해외 네트워크 기반이아직 부족한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말 금융위원회로부터 IB로 지정된 대형사는 KDB대우·삼성·우리투자·한국투자·현대증권 등 모두 5개사다.
이들은 연기금과 외국 헤지펀드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전담중개업무(프라임 브로커리지)와 기업 신용공여 업무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전담중개업무는 한국형 헤지펀드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간에주요 수익원으로 활용되기 어렵다 보니 5개 대형사가 주력하는 IB 업무는 기업 신용공여로 한정된 상태다.
기업 신용공여 업무마저도 재무건전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때문에 증권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크지 않다.
그나마 이달 초 국민연금이 NCR 만점 기준을 기존 450%에서 250%로 낮추는 등금융 당국이 증권사의 NCR 규제를 완화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인 점은 긍정적이다.
NCR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5개 대형사가 스스로 은행과의 차별성을 키워내지 못하면 기업 신용공여 사업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정수 금융투자협회 증권·파생서비스본부장은 31일 "기업들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인수자금(브릿지론)을 대출하는 업무 등 은행의 기업 대출과는 차별화된, 특화된 분야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5개 대형사가 준비 중인 IB 업무의 청사진은 국내 시장에만 국한돼 있는게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5개 대형사가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에도 진출하는 한국형 IB로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몸집'을 불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기자본 규모가 커질수록 새로운 IB 업무영역을 다양하게 개척할 수 있기 때문에 자본력 강화는 곧 IB의 경쟁력이다.
실제로 현재 글로벌 IB의 자기자본 규모는 국내 IB와 비교할 때 최대 20배 이상큰 상황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국내 IB 5개사의 평균 자기자본은 3조4천억원으로 집계돼 같은 시기에 골드만삭스(81조원), 모건스탠리(67조원), 노무라(27조원), 다이와(13조원)의 자기자본과 비교할 때 크게 부족하다.
국내 IB가 앞으로 해외시장에서 자리 잡으려면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을 조성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IB가 해외시장에서 딜을 성사시키려면 넓고 탄탄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야 한다"며 "당장 전 세계무대로 뛰어들기보다는 일본과 중국 등 한국을 둘러싼 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IB의 지위와 리더십을 높이는 게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IB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바라지 않고 긴 호흡으로 한국형 IB 육성 프로젝트를 꾸려나가는 인내심도 요구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몇 년간 한국 자본시장은 당국의 규제 아래 위축돼 있었다"며 "IB 육성은 제도 개선만으로 이뤄질 수 없으며 중견기업을 키워내고이를 통해 IB에 대한 실질적 수요가 생길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철호 연구원도 "IB가 단기간에 성공하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 경제규모가 전체적으로 성장하고 개별 증권사의 리더와 정책 당국이 혜안을 가지고 긴호흡으로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올해 국내 5개 대형 증권사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투자은행·IB)로 지정되며 IB로서의 첫발을 내디뎠지만 '한국판 골드만삭스'가탄생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지정된 5개 대형사가 주력하는 IB 업무는 기업에 자금을 빌려주는 기업 신용공여에 편중됐고, 다양한 사업모델을 발굴하기에는 자본 규모와 해외 네트워크 기반이아직 부족한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말 금융위원회로부터 IB로 지정된 대형사는 KDB대우·삼성·우리투자·한국투자·현대증권 등 모두 5개사다.
이들은 연기금과 외국 헤지펀드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전담중개업무(프라임 브로커리지)와 기업 신용공여 업무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전담중개업무는 한국형 헤지펀드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간에주요 수익원으로 활용되기 어렵다 보니 5개 대형사가 주력하는 IB 업무는 기업 신용공여로 한정된 상태다.
기업 신용공여 업무마저도 재무건전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때문에 증권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크지 않다.
그나마 이달 초 국민연금이 NCR 만점 기준을 기존 450%에서 250%로 낮추는 등금융 당국이 증권사의 NCR 규제를 완화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인 점은 긍정적이다.
NCR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5개 대형사가 스스로 은행과의 차별성을 키워내지 못하면 기업 신용공여 사업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정수 금융투자협회 증권·파생서비스본부장은 31일 "기업들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인수자금(브릿지론)을 대출하는 업무 등 은행의 기업 대출과는 차별화된, 특화된 분야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5개 대형사가 준비 중인 IB 업무의 청사진은 국내 시장에만 국한돼 있는게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5개 대형사가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에도 진출하는 한국형 IB로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몸집'을 불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기자본 규모가 커질수록 새로운 IB 업무영역을 다양하게 개척할 수 있기 때문에 자본력 강화는 곧 IB의 경쟁력이다.
실제로 현재 글로벌 IB의 자기자본 규모는 국내 IB와 비교할 때 최대 20배 이상큰 상황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국내 IB 5개사의 평균 자기자본은 3조4천억원으로 집계돼 같은 시기에 골드만삭스(81조원), 모건스탠리(67조원), 노무라(27조원), 다이와(13조원)의 자기자본과 비교할 때 크게 부족하다.
국내 IB가 앞으로 해외시장에서 자리 잡으려면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을 조성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IB가 해외시장에서 딜을 성사시키려면 넓고 탄탄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야 한다"며 "당장 전 세계무대로 뛰어들기보다는 일본과 중국 등 한국을 둘러싼 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IB의 지위와 리더십을 높이는 게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IB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바라지 않고 긴 호흡으로 한국형 IB 육성 프로젝트를 꾸려나가는 인내심도 요구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몇 년간 한국 자본시장은 당국의 규제 아래 위축돼 있었다"며 "IB 육성은 제도 개선만으로 이뤄질 수 없으며 중견기업을 키워내고이를 통해 IB에 대한 실질적 수요가 생길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철호 연구원도 "IB가 단기간에 성공하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 경제규모가 전체적으로 성장하고 개별 증권사의 리더와 정책 당국이 혜안을 가지고 긴호흡으로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