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상승세…이탈리아 국채 금리 8년내 최저"신흥국 경제에도 도움" vs "자금 이탈 가속"
유럽 경제가 완만하지만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유럽 시장으로 세계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신흥국 경제에는 한때 세계를 뒤흔들었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위기극복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신흥시장에는 자체 위험요소가 산적한 터라 낙관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 유럽 경제, 꾸준한 회복세 유럽통계청이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유로존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다.
지난해 2분기에 0.3% 증가했다가 3분기에 0.1%로 성장률이 둔화했으나 4분기에다시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또 전년 동기 대비로 지난해 1분기 -1.2%, 2분기 -0.6%, 3분기 -0.3%였다가 4분기에 0.5%로 성장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13일 나온 유럽중앙은행(ECB)의 정기 경기 설문조사(SPF)에서도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1.0%, 내년 1.6%, 2016년 1.7%로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세'가 점쳐졌다.
JP모건도 최근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유신익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유로존 경기는 대내외 성장이 균형을 이뤘을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도 유로존 경제가 0.5% 안팎의 완만한 회복세를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계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유로존 기업심리를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월에 전달보다 1.3포인트 상승한 54.0으로 경기확장세를 유지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유럽 기업들의 매출액은 평균 2.3% 증가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실적을 발표한 기업 가운데 58%가 예상과 일치하거나 더 양호한 이익을 낸것으로 집계돼 2012년 3분기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올리 베켓 헨더슨 글로벌 인베스터스 펀드매니저는 "유럽에서 상황이 나아지고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2∼3년간 엄격한 비용절감을 거쳤으므로 유럽 경제가 조금이라도 올라간다면 기업 이익은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유로존의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진단도 많다.
ECB 조사 결과 올해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1.1%로 예상됐으며, 로이터가 전문가46명에게 물은 결과 22명이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위험이 '다소 심각하다'고 봤고 8명은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유로존 대다수 국가의 실업률도 여전히 낮아지지 않고 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구조개혁이 끝나 가지만, 유럽은 아직구조개혁이 진행 중인 단계"라며 "유럽 시장은 올해 옥석 가리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유럽 시장에 자금 유입…신흥시장엔 '동전의 양면' 긍정적인 전망 속에 유럽 시장에는 속속 세계 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펀드정보업체 EPFR에 따르면 서유럽 주식형 펀드로는 지난 12일까지 5주간 한주 평균 33억 달러 이상이 순유입돼 올해 들어 총 175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범유럽지수인 Stoxx 50 지수는 올해 들어서는 0.32%, 이달 들어서는 3.48% 상승했다.
서유럽 채권형 펀드의 순유입 규모도 올해 들어 78억 달러에 달했다.
또 17일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622%까지 떨어져 2006년 초 이후최저치를 기록했다.
무디스가 이탈리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고이탈리아 정치권의 불확실성이 해결책을 찾자 시장이 바로 호응한 것이다.
이탈리아 경제가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으며 유로존의 가장 큰 골칫거리중 하나로 여겨졌던 만큼 채권 가격의 상승은 중요한 변화를 뜻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평가했다.
도이체방크(도이치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신임 총리의취임으로 (이탈리아 정부의) 초점이 제도 개혁에서 경제 개혁으로 옮겨질 것"이라며"이탈리아의 주된 취약점이 낮은 경제성장률이었으므로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다만 유로존 경제와 시장의 회복이 신흥시장에는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유럽시장이 살아나면 세계 경기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므로 신흥국에도좋은 소식이지만, 신흥국 자체의 과제가 산적한 마당에 선진시장으로 자금을 빼앗기는 결과만 가져오는 부정적인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유신익 연구원은 "유로존의 안정적인 성장은 유럽 내 핵심국가와 비핵심국가의불균형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좋은 그림이며 중국 경제에도 좋다"며 "우리나라를비롯한 신흥시장에 성장 추진력까지는 되지 못하겠지만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신환종 연구원도 "중국의 최근 무역지표 호조는 유럽의 영향이 컸다"며 "유로존이 견조한 회복에 들어선다면 세계 경제의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선진시장과 신흥시장간 경쟁구도가 형성돼 예전처럼 유럽이 좋아진다고 신흥시장이 좋아지지는 않는다"며 "신흥국에는 자체 구조개혁 문제가 남아있어 유럽의 회복은 신흥시장에는 '그나마 낫다'고 봐야 한다"고 풀이했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유럽 경제가 완만하지만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유럽 시장으로 세계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신흥국 경제에는 한때 세계를 뒤흔들었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위기극복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신흥시장에는 자체 위험요소가 산적한 터라 낙관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 유럽 경제, 꾸준한 회복세 유럽통계청이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유로존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다.
지난해 2분기에 0.3% 증가했다가 3분기에 0.1%로 성장률이 둔화했으나 4분기에다시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또 전년 동기 대비로 지난해 1분기 -1.2%, 2분기 -0.6%, 3분기 -0.3%였다가 4분기에 0.5%로 성장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13일 나온 유럽중앙은행(ECB)의 정기 경기 설문조사(SPF)에서도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1.0%, 내년 1.6%, 2016년 1.7%로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세'가 점쳐졌다.
JP모건도 최근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유신익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유로존 경기는 대내외 성장이 균형을 이뤘을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도 유로존 경제가 0.5% 안팎의 완만한 회복세를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계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유로존 기업심리를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월에 전달보다 1.3포인트 상승한 54.0으로 경기확장세를 유지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유럽 기업들의 매출액은 평균 2.3% 증가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실적을 발표한 기업 가운데 58%가 예상과 일치하거나 더 양호한 이익을 낸것으로 집계돼 2012년 3분기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올리 베켓 헨더슨 글로벌 인베스터스 펀드매니저는 "유럽에서 상황이 나아지고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2∼3년간 엄격한 비용절감을 거쳤으므로 유럽 경제가 조금이라도 올라간다면 기업 이익은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유로존의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진단도 많다.
ECB 조사 결과 올해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1.1%로 예상됐으며, 로이터가 전문가46명에게 물은 결과 22명이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위험이 '다소 심각하다'고 봤고 8명은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유로존 대다수 국가의 실업률도 여전히 낮아지지 않고 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구조개혁이 끝나 가지만, 유럽은 아직구조개혁이 진행 중인 단계"라며 "유럽 시장은 올해 옥석 가리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유럽 시장에 자금 유입…신흥시장엔 '동전의 양면' 긍정적인 전망 속에 유럽 시장에는 속속 세계 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펀드정보업체 EPFR에 따르면 서유럽 주식형 펀드로는 지난 12일까지 5주간 한주 평균 33억 달러 이상이 순유입돼 올해 들어 총 175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범유럽지수인 Stoxx 50 지수는 올해 들어서는 0.32%, 이달 들어서는 3.48% 상승했다.
서유럽 채권형 펀드의 순유입 규모도 올해 들어 78억 달러에 달했다.
또 17일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622%까지 떨어져 2006년 초 이후최저치를 기록했다.
무디스가 이탈리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고이탈리아 정치권의 불확실성이 해결책을 찾자 시장이 바로 호응한 것이다.
이탈리아 경제가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으며 유로존의 가장 큰 골칫거리중 하나로 여겨졌던 만큼 채권 가격의 상승은 중요한 변화를 뜻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평가했다.
도이체방크(도이치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신임 총리의취임으로 (이탈리아 정부의) 초점이 제도 개혁에서 경제 개혁으로 옮겨질 것"이라며"이탈리아의 주된 취약점이 낮은 경제성장률이었으므로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다만 유로존 경제와 시장의 회복이 신흥시장에는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유럽시장이 살아나면 세계 경기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므로 신흥국에도좋은 소식이지만, 신흥국 자체의 과제가 산적한 마당에 선진시장으로 자금을 빼앗기는 결과만 가져오는 부정적인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유신익 연구원은 "유로존의 안정적인 성장은 유럽 내 핵심국가와 비핵심국가의불균형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좋은 그림이며 중국 경제에도 좋다"며 "우리나라를비롯한 신흥시장에 성장 추진력까지는 되지 못하겠지만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신환종 연구원도 "중국의 최근 무역지표 호조는 유럽의 영향이 컸다"며 "유로존이 견조한 회복에 들어선다면 세계 경제의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선진시장과 신흥시장간 경쟁구도가 형성돼 예전처럼 유럽이 좋아진다고 신흥시장이 좋아지지는 않는다"며 "신흥국에는 자체 구조개혁 문제가 남아있어 유럽의 회복은 신흥시장에는 '그나마 낫다'고 봐야 한다"고 풀이했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