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금리인상 구체시기 언급은 '신참의 실수'"(종합)

입력 2014-03-20 18:33  

<<발언이 옐런의 진의와 거리가 있다는 관측 및 버냉키 전 의장 사례 추가.>>"'양적완화 종료 뒤 6개월' 발언, 옐런 진의 아닐 듯"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데뷔 무대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신참의 실수'를 저지르는바람에 시장이 동요했다고 외국 언론들이 평가했다.

옐런 의장은 19일(현지시간) 의장 취임 뒤 처음으로 주재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시기가 내년 4월께가 될 수 있음을시사했다.

옐런 의장은 양적완화 종료 이후 '상당 기간' 현행 기준금리(0.25%)를 유지하겠다는 FOMC 성명과 관련해 상당 기간은 "구체적으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6개월 정도"라고 밝혔다.

양적완화 규모가 현 추세대로 FOMC 회의 때마다 100억 달러씩 준다고 가정할 경우 양적완화 종료 시기는 오는 10월 FOMC가 되므로 내년 4월께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말이다.

시장은 그간 인상 시기를 빨라도 내년 하반기 정도로 전망했기 때문에 옐런 의장 발언의 여파로 미국 주가가 떨어지는 등 시장에 상당한 동요가 일었다.

이에 대해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옐런 의장이 대략적으로 넘어가야 할 금리 인상 시기를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밝힘으로써 "첫 번째 상당한 실수를 저지른 것같다"고 평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옐런 의장이 데뷔 무대에서 "발을 헛디뎌서" 조기금리 인상의 신호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FOMC 내부에서 많은 논의를 거쳐 작성한 성명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상당 기간'이라고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표현했으나 옐런 의장의 발언이 이를 무색하게 했다는것이다.

이와 관련, 렉스 너팅 마켓워치 칼럼니스트는 옐런 의장이 실제로 구체적인 시기를 특정할 의도로 발언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관측했다.

연준은 통상 '상당 기간'을 대략 반년 정도로 느슨하게 정의하는 관행을 갖고있다는 것이다.

그는 연준 의장 누구도 향후 14개월 뒤에 금리를 올리겠다고 확신을 갖고 시장에 말하지는 않을 것이나 시장은 '약 6개월'(around six months)이라는 "세 단어에만 귀를 기울였다"고 꼬집었다.

너팅 칼럼니스트는 시장의 반응이 마음에 안 든다면 "이를 주워담는 것은 옐런의장과 FOMC 동료들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정보업체 액션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월러스는 옐런이 의도적으로 애매하게쓴 성명 구절과 관련해 특정 시기를 언급해 "미끼를 무는 실수를 했다"고 비즈니스위크에 밝혔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폴 에델스틴도 이번 발언이 "신참의 실수인 것 같다"고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비즈니스위크는 다른 FOMC 위원들이 옐런 의장에게 다음 기자회견 때는 원고에충실하도록 제안할 것이라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벤 버냉키 전임 의장도 취임 두 달여 뒤인 지난 2006년 4월 말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서 CNBC 여성 앵커와 나눈 대화로 인해 '초보자의 실수'라는 평을 들은바 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 앵커에게 당시 자신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은 잘못된 것이라고 언급했다가 이 발언이 기사화돼 증시가 급락하자 나중에자신이 '판단 실수'를 했다고 인정했다.

jh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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