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회사들 "세계는 넓고 돈 벌 곳은 많다"

입력 2014-03-23 04:05  

국내 자본시장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나라 밖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금융투자업계의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다.

최근 금융투자회사의 해외 진출은 짧게 보면 업계 '보릿고개'를 돌파하기 위한생존 전략이며, 장기적으로는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대응해 안정적인 투자대상을확보하려는 성장 전략이기도 하다.

각사의 자본력과 전문성에 따라 해외 부동산 투자부터 해외 현지법인 설립까지자산운용사와 증권사 상당수가 각양각색의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 '현지 거점 확보하자'…해외법인·사무소 설립 분주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1월 중국 국영기업인 하이타이그룹과 현지에 합작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현재 양측이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심명준 한화자산운용 경영지원본부장은 "톈진(天津)은 중국에서 성장이 가장 빠른 지역 중 하나"라면서 "현지에 법인을 설립함으로써 잠재력이 큰 중국 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고 국내 법인과의 시너지 효과도 낼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해외 진출을 가장 활발하게 진행한 자산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3년 미국, 영국, 홍콩, 브라질, 인도 5개국에 해외법인을세우는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해외법인 10곳과 해외사무소 2곳을 운영 중이다.

이 중에서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방점을 두는 지역은 중화권이다. 홍콩 법인,대만 법인, 중국 미래에셋화신자산운용(합작회사), 중국 상하이 푸둥(浦東)구의 건물(현 미래에셋상해타워)을 매입하며 세운 해외사무소까지 중화권에 모두 4개 거점을 마련했다.

이들 12개 해외법인·사무소의 운용자금(AUM)은 작년 말 기준으로 약 7조원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전체 운용 규모(60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금액 자체는 적지 않은 규모다.

이밖에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중국 본토에 현지법인을 세우기 위한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미 홍콩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은 현재 중국 본토에도 합작회사를 세우기 위해 현지에서 합작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무산됐지만 삼성자산운용은 앞서 2011년에는 중국 상재증권과 자본금 2억 위안 규모로 합작회사를 설립한다는 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이미 중화권 내 홍콩 현지법인, 중국 상하이 리서치센터,베트남 호치민 사무소 등 3곳의 해외 거점을 마련한 상태다.

현재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중국 상하이 리서치센터와 올해 초 국내 본사에 신설된 해외마케팅팀을 중심으로 중국 법인 설립을 위한 합작사 파트너 및 인수·합병(M&A) 대상을 물색 중이다.

◇ 저금리·저성장…해외 부동산 '안정적 수익' 찾기 최근 해외진출 사례의 상당수는 해외 실물자산, 그중에서도 부동산에 투자하는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 펀드를 설정해 해외 부동산을 매입한 뒤 만기 이전까지는 건물에서 발생하는 임대료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고, 만기 때는 건물을 팔아 실현된 차익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과거 높은 수익률을 냈던 국내 주식시장이 최근 몇년 간 박스권에 갇혔고 한국사회가 저금리·저성장·고령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안정적 수익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금융투자회사들이 해외 부동산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KDB대우증권은 작년 12월 대우인터내셔널[047050], 포스코건설, 호텔롯데와 합작으로 미얀마 양곤의 호텔 개발 사업에 약 2천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증권[003450]은 지난 1월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요쓰야 빌딩을 660억원에 인수한 뒤 이 건물의 수익 일부를 활용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국내에서 출시해 시장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중국, 브라질, 호주, 미국의 건물 및 호텔을 매입해 부동산펀드를 운용 중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 연기금과 보험사 등 주요 기관들의 자금으로 1천억원규모의 부동산 펀드를 설정해 현재 이탈리아 주요 도시 대형 쇼핑몰 8곳에 투자 중이다.

해외 부동산 거품 리스크를 낮추고자 건물을 단순 매입하는 대신에 건물을 담보로 잡아 일정 이자율을 약속받는 선순위 대출채권 투자 방식인 게 특징이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지원부장은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동산과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할 기회는 국내보다 해외에 더 많은 만큼 최근 들어 해외부동산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커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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