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에 집단 예금인출 사태…경제 불안 고조

입력 2014-03-26 11:52  

지방 은행 '지급불능' 소문에 예금주 1천여명 몰려

중국의 지방 은행에서 집단 예금인출 사태(뱅크런)가 발생해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불안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장쑤(江蘇)성 서양(射陽)농촌상업은행 지점에 예금주들이 돈을 빼내기 위해몰려들었다.

장쑤성 옌청(鹽城)시 한 지점에는 예금주 약 1천여명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와 관련, 은행 측은 은행이 정상 영업 중이며 예금주는 원하는 만큼 돈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은행 직원은 "은행이 지급불능 상태가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혼란이 벌어졌다"며 "상황이 심각해 공안당국에 소문의 진원지를 색출해달라고 요청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은행은 예금 규모 120억 위안(약 2조1천억 원)의 소형 은행으로, 이번 뱅크런이 중국 금융권 전반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전망했다.

그러나 이 은행 관련 소문의 여파로 같은 옌청시 소재 지방은행인 황하이(黃海)농촌상업은행도 비슷한 집단 예금인출 사태를 겪고 있다.

중국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이번 뱅크런의 배경과 관련, 이 지역에서은행 대출이 필요한 사람에게 보증을 제공하는 대출보증업자들이 최근 망하거나 야반도주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양농촌상업은행의 부실채권(NPL)이 급증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있으며 은행 측도 대출보증업자들이 망한 사실이 소문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는 이번이 중국에서 유일한 뱅크런 사례가 아니며 비슷한 사례가 지방에서 일어난 바 있다고 밝혔다.

한편 WSJ는 중국 정부가 무분별한 대출 증가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일부 기업의채무불이행(디폴트)을 허용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정통한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와 관련해 판궁성(潘功勝) 인민은행 부행장도 지난 23일 한 토론회에서 "시스템 차원의 위험성이 없는 한 시장의 작용에 의한 일부 기업의 디폴트는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판 부행장은 기업 디폴트가 "시장의 규율을 강화하고 회사채 발행사와 투자자의행태를 바로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도 기업 등의 신용 위험성 감독 강화에 나섰다.

이를 위해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회사채 시장 감독 부서를 신설하고디폴트 처리 방식 규정을 마련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정통한 한 관리는 "기본 원칙은 시장이 디폴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부서 신설을 통해 "회사채 디폴트의 위험성을 더 신속하게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jh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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