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쓸어담는 국민연금…'창조경제' 불붙이나>

입력 2014-04-06 04:02  

"자본시장 활력 vs 투자위험 확대"…찬반론 맞서

국내 주식시장의 최대 '큰 손'인 국민연금이 중소형주 쓸어담기에 본격 나선 것은 창조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세계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대형 수출주의 실적 부진과 배당 축소도 국민연금이 6년 만에 처음으로 4대 재벌그룹 투자 비중을 줄이도록 부채질한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민연금의 투자 대상이 중견·중소기업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기업 생태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찬성론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자금을 안정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에 마구 투자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실적부진·배당축소에 4대 그룹주 '찬밥 신세'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투자총액에서 4대 재벌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인 반면 중소형주를 비롯해 지금껏 연기금의 투자대상이 아니었던 종목에 집중 투자했다.

이와 관련,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중소형주 중심 장세가 펼쳐진영향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자산운용사 국민연금 운용담당자는 "지난해 중·소형주가강세를 보였던 것이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변동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며 "국민연금도 일차적인 목표가 수익을 내는 것이다 보니 주식시장 장세에 맞게 비중을 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대형 수출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배당 축소도 이유로 꼽힌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투자정보팀장은 "4대 그룹은 대부분 수출업체라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2011년 중반 이후 국내 수출기업의 수출액이 정체되면서투자가치도 함께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지난해부터 대외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배당을 잘 하지 않은것도 이유로 꼽힌다. 장기투자자인 연기금이 자본차익보다 배당수익으로 돈을 벌기때문에 이러한 측면도 고려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창조경제 마중물' 기대 속 '리스크 확대' 우려도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중소형주, 가치주 투자 비중 확대에 대체로 긍정적이다.

잠재력과 기술력이 있는 기업에 대한 연기금의 장기투자가 국내 기업 생태계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대형주로만 돈이 쏠리는 국내 자본시장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봤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국민연금은 대체로 장기 투자를 하기때문에 중소형주 중에서도 가치주, 좋은 주식에 투자한다"며 "국내 자본시장의 외연을 확대하고 깊이를 더한다는 면에서 국민연금이 점진적으로 중소형주 투자를 늘려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 노후자금을 안정성이 떨어지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않다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선 '우물 속의 고래'인 국민연금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이후 채권 비중을 줄이고 주식 및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는 과정에서 충분히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기업들에 무리하게 투자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한다.

대형주·우량주 투자가 거의 포화 상태인 만큼 중소형주 등을 손쉽게 주식투자비중을 늘리는 방법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의혹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대형주에만 투자가 집중되는 것이 더 문제라는 이야기다.

한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중소형주보다 변동성은 작아도 자산을 특정 기업에 몰아 투자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리스크"라며 "중소형주 비중이 늘었다는 것만으로 투자 위험이 커졌다고 속단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송 실장도 "수십 명의 국민연금 운용 매니저들이 투자 의사결정과정에서 충분한검토를 거친다"면서 "여기에는 당연히 리스크에 대한 고민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 회복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국민연금이 당장 중소형주에서 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류 팀장은 "신흥시장이 기지개를 켤 것이란 기대감은 높지만 이를 뒷받침할 현실적인 자료는 아직 없다"면서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당분간 국민연금은 현재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yuni@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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