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2세대' 시대 개막…올 상반기 줄줄이 상장예정

입력 2014-04-16 04:06  

우량 비상장 기업을 합병해 우회 상장시킬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가 이달 들어 줄줄이 상장 절차를 밟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일부 증권사가 내놓은 스팩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자 최근 몇 개월 새증권사들이 앞다퉈 스팩을 상장시키며 ƈ세대 스팩' 시대를 열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KB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001200], 하나대투증권 등이 연이어 스팩 상장을 추진 중이다.

스팩이란 우량 비상장 기업의 우회상장 통로가 되기 위한 목적으로 주식시장에상장되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비상장사 입장에서는 직접 상장을 추진하는 것보다 스팩에 인수·합병(M&A)돼우회 상장하는 편이 더 빠르다. 보통 고액 투자자나 기관만 손댈 수 있는 M&A 시장에 개인투자자가 소액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KB투자증권을 대표 주관회사로 하는 KB제2호기업인수목적회사(이하 KB2호스팩)의 공모 청약이 오는 17∼18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주당 2천원씩 총 740만주가공모돼 모집 총액은 148억원이다.

KB2호스팩은 상장 이후 미래 성장동력을 갖춘 우량 비상장 기업을 합병 대상으로 발굴하게 된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소프트웨어·서비스, 게임, 모바일, 바이오·의료,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을 갖췄다고 판단되는 산업 내에서 대상을 발굴해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도 처음으로 '유진기업인수목적1호' 스팩을 선보인다. 이 스팩은오는 24∼25일 공모 청약이 예정돼 있다. 공모 규모는 주당 2천원에 총 500만주로,모집 총액은 100억원이다. 청약을 마치면 내달 8일에 상장될 예정이다.

KB2호스팩과 마찬가지로 유진기업인수목적1호의 합병 대상도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신성장동력 산업군'에 속한 비상장 기업이다.

하나대투증권은 100억원 미만의 소규모 스팩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 증권사는 지난 14일 한국거래소에 60억원 규모의 '하나머스트기업인수목적'에 대한 상장 예비심사를 한국거래소에 청구한 상태다. 남은 절차를 고려하면 이 스팩은 6월 말에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증권사에 앞서 우리투자증권[005940]과 키움증권[039490]이 지난해 11월과12월에 각각 '우리기업인수목적2호'와 '키움제2호기업인수목적'을 상장시킨 바 있어올해 ƈ세대 스팩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주주들은 스팩이 우량 비상장사 합병에 성공해 해당 기업이 상장되면 가격이 오른 주식을 팔아 차익 실현함으로써 수익을 얻는다.

실제로 KB투자증권의 첫 번째 스팩이었던 KB1호스팩은 응용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체인 알서포트[131370]를 작년 9월에 합병, 코스닥시장에 우회 상장했다. 지난해 9월 말 2천880원이었던 알서포트의 주가는 전날 5천210원으로 80% 이상 상승한상태다.

작년 하나대투증권의 하나그린스팩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모바일 게임업체 선데이토즈[123420]의 주가도 우회 상장 당시 4천205원에서 전날 1만7천650원으로 4배 이상 올랐다.

김태우 유진투자증권 기업공개(IPO) 팀장은 "앞서 스팩 1기가 선데이토즈와 알서포트를 합병하며 유의미한 수익을 내자 최근 스팩 투자에 대해 문의하는 투자자가부쩍 늘었다"며 스팩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가 과거보다 높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올해 IPO 시장 회복이 예상되는 가운데 스팩의 성공 여부를 진단하기 현재로서는 조심스럽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올해 미국과 국내 IPO 시장이 살아날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스팩에 득이 되면서도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장사 입장에서 IPO 시장이 활성화되면 IPO의 대안 역할을 하는 스팩의 매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도 "IPO 시장이 전체적으로 활성화되면 스팩에대한 기업 수요도 그만큼 늘어나는 면도 있어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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