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에 발목 잡힌 코스피…지속 여부가 관건>

입력 2014-05-0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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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020선 지지대로 지수 반등 전망도

코스피가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대형 수출주가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수출에 악영향을 주는 원화강세는 코스피의 변동성을 가져올 재료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19.56포인트(1.00%) 내린 1,939.88로거래를 마쳤다.

환율 부담이 국내 증시에 직격탄을 날린 탓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7.8원하락한 1,022.5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1,02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09년 8월8일(1,027.9원) 이후 처음이다.

사실 원화 강세는 갑자기 찾아든 악재라기보다는 시나브로 진행된 측면이 강하다.

지난 4월 한 달간 원·달러 환율은 30원 이상 하락하면서 주요 40개국 통화 가운데 가치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기조와 무역수지의 호조가 원화 강세의 원인이었다.

문제는 심리적 저지선이 무너졌다는 데 있다.

환율은 지난달 9일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1,050원을 내줬고 한 달만에 추가 저지선으로 설정된 1,030원 선도 무너졌다.

전날 코스피가 1% 떨어진 것도 원화 강세 부담에 투자 심리가 훼손된 측면이 강하다.

시가총액 규모별로 보면 수출주가 많은 대형주(-1.01%)의 하락폭이 컸다.

수출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와 조선업은 환율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산업으로 꼽힌다.

국내 생산분의 75∼80%를 수출하는 현대·기아자동차[000270]는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2천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된다. 조선업도 선박 한 척당 수주 금액이많고 수주액을 여러 번에 걸쳐 나눠 받기 때문에 특정 시점의 환율에 민감하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수출 비중이 큰 기업들의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어 국내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시장에서는 달러당 1,000원을 '마지노선'으로 여기고 있는데 전망은 엇갈린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는 사상 최대의 경상수지 흑자로 추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환율이 단기적으로 1,000원을 밑돌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하락하는국면에서 원화는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 경기가 한파 영향에서 벗어나정상 궤도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 원화 강세가 더 가파르게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이 1,020원 선을 지지대로 해 추가 하락하지 않으면 코스피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었고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우려가 진정되는 것은 국내 증시에 호재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엔 환율에서 100엔당 1,000원에 해당하는 원·달러 환율 1,020원 선은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해서라도 지키고자 하는마지노선일 것"이라며 "과거 원화 강세 시 수출 물량으로 가격 부담을 상쇄한 경험이 있는 만큼 수출 호조세만 유지하면 국내 증시에 큰 부담은 안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빠른 경기 회복 조짐이 있어 세계 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는 이어질 것"이라며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최근 코스피의 하락세에 따른 반발 매수 가능성이 있는 만큼 코스피가 추가로 하방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kong7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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