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코넥스를 선물시장보다 위험하다고 인식"제도개선 시급…"'예탁금 3억'은 거래하지 말란 뜻"홈페이지 개설하고 협회 차원서 직접홍보 강화 계획
"물건을 사지도, 팔지도 못하게 만들어놓은 곳을 어떻게 '시장'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까? 현재 코넥스시장은 사지 말라고 디자인된 시장입니다. 투자자 보호도 꼭 필요하지만, 시장에 아예 못 들어오게 막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다음달 1일 제2대 코넥스협회장으로 선임되는 김군호(53) 에프앤가이드 대표는2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넥스시장의 거래부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코넥스시장이 출범 1년 만에 상장 종목 수가 늘고 실적도 개선되는등의 성과도 거뒀지만, 거래 부진이라는 약점을 극복해야만 시장으로서의 온전한 기능을 다할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이와 함께 협회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로 코넥스시장과 상장 기업에 대한인지도를 높여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 "개인 예탁금 Ɖ억원' 기준 너무 높다" 코넥스시장은 이번 달 하루 평균 거래량이 2억3천만원에 그치는 등 거래 기능이사실상 마비된 상태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거래 부진의 이유로 개인 투자자가 코넥스시장에서 거래하기 위해 내야 하는 '예탁금 3억원' 기준이 너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 등을 이유로 기관 등 전문투자자와 3억원 이상의 예탁금을 보유한 개인투자자 등으로 시장 참여자를 한정하고 있다.
그는 "선물투자의 증거금은 1천500만원"이라며 "코넥스 종목 투자가 선물투자보다 정말 수십 배 더 위험한가"라고 되물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시장 참여자가 없으니 거래가 발생하지 않고, 거래가 없으니 투자자가 꼭 팔아야 할 시점이 와도 제때에 팔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개인뿐 아니라 기관 투자가들마저 코넥스 투자를 꺼리게 되는 가장 큰 이유다.
코넥스협회는 이와 관련, 금융당국에 예탁금 기준을 낮춰달라는 건의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그는 "3천만원 미만 금액에 대해서는 개인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그 이상의 금액을 거래할 때만 예탁금을 걸게 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볼 수있다"고 말했다.
코넥스협회는 대신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시 의무를 확대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금융당국은 코스닥보다 공시기준을 훨씬 완화해줬기 때문에 예탁금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우린 공시의무를 더 할 테니 규제를 낮춰달라는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코넥스협회는 거래 부진 문제와 함께 지정자문인의 역할이 불분명하다는 점에대해서도 강한 문제의식을 품고 있다.
그는 "지정자문인으로부터 기업분석 리포트를 1번이라도 받아본 회사가 상장기업의 절반 밖에 안된다"며 아쉬워했다.
◇ "코넥스 상장기업, 어려움 속에서도 '선방'" 그러나 김 대표는 이 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코넥스 기업들이 지난 1년간일궈낸 성과에 대해서는 "상당히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일단 외형적인 성장이 있었다.
출범 당시 21곳이었던 상장 기업 수는 현재 53곳으로 불어났다. 이들이 코넥스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484억원에 달했다.
또한 지난해 결산 실적이 확정된 코넥스 상장사 50곳의 평균이익률은 6.24%로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닥 기업들의 평균영업이익률이 4.85%, 거래소 상장기업은5.64%에 그쳤다.
김 대표는 "'유아' 기업 특성상 위험도 더 따르지만, 그만큼 성장 속도도 빠르다"며 웃었다.
그는 코넥스 입성으로 누릴 수 있는 '상장 효과'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방에 공장이 있는 제조업체의 경우 인재 채용이 훨씬 쉬워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학생들에게 왜 중소기업을 가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망하지 않을괜찮은 중소기업이 어디인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며 "그런 면에서 '코넥스 상장기업'이라는 브랜드는 인지도나 신뢰도 면에서 상당한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 IR 기능 부각한 홈페이지 개설 김 대표는 다음 달 1일 코스닥협회의 제2기 집행부 회장으로 협회를 이끌게 됐다.
원래 김창호 아진엑스텍 대표가 협회장을 맡고 있었으나, 이 회사의 코스닥 이전 상장이 결정되면서 수석부회장이던 김 대표가 이 자리를 맡게 됐다.
현재 51개 상장사가 모인 코넥스협회는 지난달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아 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그는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 대표라는 특성을 살려 코넥스협회의 초기기틀과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 능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최근 가장 방점을 찍는 사업은 기업설명활동(IR) 기능이 강조된 홈페이지 개설이다.
재무제표, 신제품 설명서, 최고경영자(CEO) 인터뷰 등 각 회사를 알릴 수 있는종합 포털 사이트를 만들어 '직접 홍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 우리에게 관심이 없으니, 우리가 직접 나서서 알려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인 과제는 뭐니뭐니해도 '코넥스'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작업이다.
김 대표는 "코넥스 상장기업들이 대학생들에게는 성장 가능성이 큰 취직하고싶은 회사로, 투자자들에게는 작지만 비교적 안전한 회사들로 인식됐으면 한다"고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코넥스시장의 성장도 벤처기업의 창업 과정과 똑같다며 지켜봐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주식시장에는 큰 나무도 있지만, 언젠가 이를 대체할 작은 나무도 필요하다"며 "코넥스가 제도화된 시장과 가장 비제도적인 (창업) 아이디어를 연결해줄 수있는 '희망의 사다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물건을 사지도, 팔지도 못하게 만들어놓은 곳을 어떻게 '시장'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까? 현재 코넥스시장은 사지 말라고 디자인된 시장입니다. 투자자 보호도 꼭 필요하지만, 시장에 아예 못 들어오게 막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다음달 1일 제2대 코넥스협회장으로 선임되는 김군호(53) 에프앤가이드 대표는2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넥스시장의 거래부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코넥스시장이 출범 1년 만에 상장 종목 수가 늘고 실적도 개선되는등의 성과도 거뒀지만, 거래 부진이라는 약점을 극복해야만 시장으로서의 온전한 기능을 다할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이와 함께 협회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로 코넥스시장과 상장 기업에 대한인지도를 높여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 "개인 예탁금 Ɖ억원' 기준 너무 높다" 코넥스시장은 이번 달 하루 평균 거래량이 2억3천만원에 그치는 등 거래 기능이사실상 마비된 상태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거래 부진의 이유로 개인 투자자가 코넥스시장에서 거래하기 위해 내야 하는 '예탁금 3억원' 기준이 너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 등을 이유로 기관 등 전문투자자와 3억원 이상의 예탁금을 보유한 개인투자자 등으로 시장 참여자를 한정하고 있다.
그는 "선물투자의 증거금은 1천500만원"이라며 "코넥스 종목 투자가 선물투자보다 정말 수십 배 더 위험한가"라고 되물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시장 참여자가 없으니 거래가 발생하지 않고, 거래가 없으니 투자자가 꼭 팔아야 할 시점이 와도 제때에 팔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개인뿐 아니라 기관 투자가들마저 코넥스 투자를 꺼리게 되는 가장 큰 이유다.
코넥스협회는 이와 관련, 금융당국에 예탁금 기준을 낮춰달라는 건의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그는 "3천만원 미만 금액에 대해서는 개인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그 이상의 금액을 거래할 때만 예탁금을 걸게 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볼 수있다"고 말했다.
코넥스협회는 대신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시 의무를 확대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금융당국은 코스닥보다 공시기준을 훨씬 완화해줬기 때문에 예탁금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우린 공시의무를 더 할 테니 규제를 낮춰달라는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코넥스협회는 거래 부진 문제와 함께 지정자문인의 역할이 불분명하다는 점에대해서도 강한 문제의식을 품고 있다.
그는 "지정자문인으로부터 기업분석 리포트를 1번이라도 받아본 회사가 상장기업의 절반 밖에 안된다"며 아쉬워했다.
◇ "코넥스 상장기업, 어려움 속에서도 '선방'" 그러나 김 대표는 이 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코넥스 기업들이 지난 1년간일궈낸 성과에 대해서는 "상당히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일단 외형적인 성장이 있었다.
출범 당시 21곳이었던 상장 기업 수는 현재 53곳으로 불어났다. 이들이 코넥스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484억원에 달했다.
또한 지난해 결산 실적이 확정된 코넥스 상장사 50곳의 평균이익률은 6.24%로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닥 기업들의 평균영업이익률이 4.85%, 거래소 상장기업은5.64%에 그쳤다.
김 대표는 "'유아' 기업 특성상 위험도 더 따르지만, 그만큼 성장 속도도 빠르다"며 웃었다.
그는 코넥스 입성으로 누릴 수 있는 '상장 효과'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방에 공장이 있는 제조업체의 경우 인재 채용이 훨씬 쉬워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학생들에게 왜 중소기업을 가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망하지 않을괜찮은 중소기업이 어디인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며 "그런 면에서 '코넥스 상장기업'이라는 브랜드는 인지도나 신뢰도 면에서 상당한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 IR 기능 부각한 홈페이지 개설 김 대표는 다음 달 1일 코스닥협회의 제2기 집행부 회장으로 협회를 이끌게 됐다.
원래 김창호 아진엑스텍 대표가 협회장을 맡고 있었으나, 이 회사의 코스닥 이전 상장이 결정되면서 수석부회장이던 김 대표가 이 자리를 맡게 됐다.
현재 51개 상장사가 모인 코넥스협회는 지난달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아 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그는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 대표라는 특성을 살려 코넥스협회의 초기기틀과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 능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최근 가장 방점을 찍는 사업은 기업설명활동(IR) 기능이 강조된 홈페이지 개설이다.
재무제표, 신제품 설명서, 최고경영자(CEO) 인터뷰 등 각 회사를 알릴 수 있는종합 포털 사이트를 만들어 '직접 홍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 우리에게 관심이 없으니, 우리가 직접 나서서 알려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인 과제는 뭐니뭐니해도 '코넥스'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작업이다.
김 대표는 "코넥스 상장기업들이 대학생들에게는 성장 가능성이 큰 취직하고싶은 회사로, 투자자들에게는 작지만 비교적 안전한 회사들로 인식됐으면 한다"고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코넥스시장의 성장도 벤처기업의 창업 과정과 똑같다며 지켜봐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주식시장에는 큰 나무도 있지만, 언젠가 이를 대체할 작은 나무도 필요하다"며 "코넥스가 제도화된 시장과 가장 비제도적인 (창업) 아이디어를 연결해줄 수있는 '희망의 사다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