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1주년> ② '사다리' 역할도 제대로 못해(종합)

입력 2014-06-24 09:14  

<<코넥스시장이 상장 1년 이후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금융당국 입장 추가.>>출범 1년 지났지만 코스닥 이전상장 기업 '전무'패스트트랙 제도 재정비…하반기 10여개 이전 전망부실 방지 위해 지정자문인 증권사 역할 강화

코넥스시장은 본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코스닥시장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역할을 하도록 설립된 증권시장이다.

중소·벤처기업이 곧바로 코스닥시장에 진입하기에는 장벽이 높은 만큼 코넥스시장에서 우선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신뢰를 쌓도록 만들어진 중간 공간이다.

그러나 코넥스시장이 출범한 지 1년이 지나도록 코스닥시장으로 아직 이전상장한 기업은 한곳도 없다.

금융당국은 코넥스시장 개설 당시부터 1년 이후부터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할 수있도록 설계했다는 입장이지만 코넥스 기업들에 코스닥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다.

정부가 창조경제를 기치로 내걸고 코스닥 상장을 위한 진입 장벽을 다소 낮추기는 했지만 그 높이가 아직도 만만치 않다.

이런 이유로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으로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을 만들었다. 코넥스 상장사가 코스닥으로 신속하게 이전상장할 수 있는 이른바 '패스트트랙'(Fast Track) 제도다.

금융위원회가 18일 기업 상장 활성화를 위해 한국거래소의 상장규정 개정안을승인했고 패스트트랙 제도는 3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어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코넥스 상장사가 패스트트랙을 통해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우선 외형요건을 봤을 때는 코넥스 상장 후 1년이 지나고 직전연도 영업이익이흑자를 내야 하며 매출액 100억원 이상, 시가총액 300억원 이상, 지정자문인 추천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10월 패스트트랙 요건을 발표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매출액 기준이 200억원 이상이었고 이번에 재정비 과정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완화됐다.

지난해 패스트트랙 발표 이후에도 코스닥시장으로 이전한 코넥스 상장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패스트트랙을 통해 코스닥으로 신속히 이동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탁월한경영성과를 내는 것이다.

코넥스 상장 후 2개 사업연도에서 당기순이익 20억원 이상과 자기자본수익률(ROE) 10% 이상의 요건을 충족하고 지정자문인 추천을 받으면 이전상장이 가능해진다.

또 코넥스 상장 후 2개 사업연도가 지나기 전이라도 당기순이익이 40억원 이상과ROE 20% 이상 조건을 충족하면 코스닥으로 신속히 이전상장할 수 있다.

이번에 새롭게 정비된 패스트트랙을 적용하면 코넥스 상장사 일부가 코스닥시장으로 이전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일부 상장사는 패스트트랙과 상관없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있어 올해 안에 10여 곳의 이전상장이 예상된다. 코넥스 상장사가 53개인 것을 고려하면 4개 중 1개 정도가 코스닥으로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기기 회사인 아진엑스텍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첫 이전을 앞두고 있고메디아나, 테라셈이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이다. 또 아이티센시스템즈도 코스닥 이전상장을 검토 중이다.

아진엑스텍은 지난해 매출액이 189억원으로 전년보다 8.0% 늘었고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8.8% 증가했다 박웅갑 한국거래소 상장심사부장은 "코넥스시장은 인큐베이터 개념으로 코넥스상장사들이 계속 이곳에 머물기를 원하진 않을 것"이라며 "패스트트랙을 적용하면연내에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할 기업이 10여 곳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패스트트랙은 말 그대로 빠른 길을 안내하는 것이어서 그만큼 위험도 따른다. 이 때문에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는 더욱 견고해야 한다.

한국거래소는 코넥스 상장사에 패스트트랙을 적용할 경우에는 최대주주 등에 대해 1년간 보호예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최대주주가 1년간은 해당 기업의 주식을맘대로 처분할 수 없게 한다는 이야기다.

또 코넥스 상장사의 코스닥 신속이전을 허용한 대신 지정자문인의 역할도 더욱강조했다.

지정자문인은 특정 증권사가 중소·벤처기업의 공시, 기업 정보생성 등을 도와상장 부담을 덜어주고 신규 상장을 지원하도록 만든 제도이다.

금융당국은 코넥스 상장사가 패스트트랙을 통해 코스닥으로 넘어가더라도 해당기업이 조기에 부실해지지 않도록 지정자문인이 좀 더 꼼꼼하게 신경 쓰도록 주문했다.

패스트트랙 이전상장 특례기업이 상장 후 2년 이내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상장폐지되면 6개월 이내에 해당 증권사는 신규 지정자문인이 될 수 없도록 했다.

코넥스 상장사가 패스트트랙을 통해 코스닥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지정자문인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 만큼 지정자문인은 신속이전의 타당성에 대해 더욱 신중한판단을 내릴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코넥스시장에 오랫동안 머무르며 코스닥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기업은 그만큼 압박을 받는다.

한국거래소는 코넥스 상장 후 10년이 지난 기업은 장기잔류법인으로 지정, 관리하고 요건 충족 여부를 매년 심사해 코스닥시장 이전상장을 권고하기로 했다.

코넥스시장의 역할이 코스닥시장으로 이전하기 전 단계의 사다리 역할이므로 상장사가 코넥스시장에 머무르며 안주하지 않도록 독려하기 위한 것이다.

코넥스 상장사가 코스닥 상장사로 변모할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이라는 당근으로독려하면서 한편으로는 코넥스 장기체류 상장사에 채찍을 가하는 이중전략이 제 기능을 할지 주목된다.

kak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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