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이익 줄인다"…한화투자증권 '파격 행보' 눈길

입력 2014-09-01 14:49  

'고객과의 신뢰 회복'을 목표로 내건 한화투자증권이 잇단 파격 행보로 여의도의 이목을 끌고 있다.

1일 한화투자증권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주진형 사장 취임과 함께 '실험'에 가까운 다양한 제도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

주 사장은 지난 5월 홈페이지를 통해 "증권업 위기의 근본 원인은 바로 우리 자신, 증권사에 있다"며 "회사의 영업 방식을 과감하게 고객 관점으로 개편하겠다"고밝혔다.

그의 말은 곧장 행동으로 옮겨졌다.

매수 일색의 보고서만 내놓던 국내 리서치센터 풍토에서 '매도' 의견 비중을 높이도록 투자의견 등급을 개편해 증권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팔아야 할 종목이 있다면 기업이나 주주 눈치를 보지 않고 팔라고 말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수수료를 기준으로 하는 개인 성과급 제도 폐지, 주문금액 대신 주문건 별로 정액 수수료를 부과하는 제도 도입, 레버리지 펀드 신규 판매 중단 등 연달아 톡톡 튀는 행보를 보여왔다.

최근엔 과다한 주식매매가 거래 비용의 부담으로 이어져 수익률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특히 증권사 전담 영업직원의 자문을 받은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그렇지 않은 투자자들에 비해 낮다는 결과까지 포함돼 충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잇단 파격 행보에 여의도 안팎의 반응은 달갑지만은 않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제도 개편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 직원 1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타 증권사들의 눈길은 더 싸늘하다.

한화투자증권이 일부 자료만을 토대로 업게 전체를 비도덕적인 집단으로 몰아간다는 게 주된 불만이다. 홍보를 목적으로 일종의 '쇼'를 펼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직원은 "업계 전체를 비양심적으로 몰면서 자신들만 환골탈태하고있다는 식의 홍보에 치중하는 듯 하다"며 "그보다는 내실을 쌓아 실적으로 먼저 보여주는 게 나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한화투자증권은 안팎의 시선보다 '고객과의 관계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서성원 한화투자증권 리테일본부 실장은 "고마진 상품 위주의 판매, 수수료를위한 과도한 주식매매 권유 등을 통한 나쁜 이익을 줄이겠다는 것이고, 이를 통해고객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라며 "여기서 증권사의 미래가 달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실장은 "아직까지 수익률 개선 등을 숫자로 확인하긴 어렵지만, 내년 연말쯤이 되면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직원과 고객의 행동변화를 통해 수익률 제고를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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