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IPO' 물 위로…"증권사당 보유지분가치 1천억"

입력 2015-02-01 04:00  

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에서 해제되자 시장의 관심은 거래소의 기업공개(IPO) 문제로 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거래소가 상장돼 증권사들이 보유한 거래소 지분을현금화하면 각사에 평균 1천억원 안팎의 현금이 들어오고, 중소형 증권사 간의 인수·합병(M&A)도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와 교보증권에 따르면 주식시장에 상장된 증권사 기준으로 총20개 증권사는 평균 3.4%의 거래소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합병하며 탄생한 NH투자증권[005940]의 거래소 지분율이 7.45%로 가장 높다.

한화투자증권[003530](5.0%), 유안타증권[003470](3.46%), KB투자증권(3.29%)이그다음으로 높다. 20개사 중 지분율이 가장 낮은 곳은 동부증권[016610](2.83%)이다.

지난달 29일 거래소가 6년 만에 공공기관에서 해제되자 증권가는 거래소의 IPO이슈를 본격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국거래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중 유일하게 비상장 거래소"라며 "국제 자본시장 활성화로 거래소 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진 점도 상장 정당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거래소가 증시에 상장해 증권사들이 보유한 거래소 지분을 현금화하게 되면, 각사가 평균 1천억원 이상의 현금을 손에 쥘 것으로 봤다.

교보증권은 호주증권거래소와 싱가포르증권거래소를 비교 대상으로 삼고, 한국거래소의 적정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을 1.5배로 산정했다.

PBR 1.5배를 적용하면 한국거래소의 지분가치는 총 3조1천800억원이며, 증권사의 평균 지분가치는 1천45억원 수준이 된다.

지분율이 가장 높은 NH투자증권의 실질 지분가치는 2천382억원이 되고, 최소 지분을 지닌 동부증권의 지분가치(약 905억원)도 900억원이 넘는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공기관 해제로 향후 한국거래소가 해외사업을확대하고 경영효율성을 높이면 기업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며 "증권사들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 상장에 따른 증권사들의 보유지분 현금화는 중소형사 간의 M&A를 유발할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소형 증권사가 거래소 지분을 처분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면, 과거와 달리 적정 몸값을 받고 회사를 매각할 수 있다는기대감이 생겨 소형사들의 매각 의지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거래소의 IPO가 언제쯤 본격적으로 추진될지 미지수다.

거래소 관계자는 "공공기관 상태였을 때보다 IPO를 추진하기 쉬워졌고 상장하겠다는 의지도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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