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풍향계> 미국 기업과 강달러의 불편한 동거

입력 2015-02-01 08:00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도 기업 실적 발표가 줄을 잇고 있다.

한국 기업의 경우 실적에 대한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에 대한 기대는 달랐다. 혁신적인 제품들과 요즘 대세인 소프트웨어와 의료분야의 선구자, 그리고 탄탄한 대내외 수요로 꾸준히 기대치를 넘는 실적을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미국 10개 기업 중 7~8개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다. 현재도 70%(S&P500지수 기준) 정도 수준이다.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의외로 미국 기업들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캐터필러, 프록터앤드갬블(P&G), 듀폰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은 기대 이하의 실적을 발표하거나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미국 달러의 강세에 따른 수출 부진과 환차손 발생을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미국 기업실적 분석업체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기업 환차손은 2014년 3분기에 40억 달러에서 4분기에 120억 달러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달러 강세는 미국 경제지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수출은 감소했고 기업들의자본지출(투자)도 줄어들었다.

미국 기업들도 자국 통화강세가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제품 경쟁력 중 하나가가격 경쟁력이기 때문에 장기간 통화강세는 기업들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일본의 사례를 봐도 잘 나가던 일본 기업들이 2000년대 들어서면서 한국과 중국에 치였던 이유 중 하나는 엔화 강세 때문이다. 2000년 초 달러당 130엔에서 2000년대 중반 100엔대로 낮아졌다.

아이러니하게도 1980년대 일본이 전세계 제조업 패권을 쥘 수 있었던 이유 중하나는 엔화 약세다. 당시 엔화는 달러당 200~250엔 수준이었다.

이렇듯 환율변화는 기업의 실적과 글로벌 시장점유율에 영향을 준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환율 변화에 자동차, IT를 중심으로 한 수출기업이 울고 웃는다.

자국 통화의 강세는 내수 경기에 좋다. 맞는 말이지만, 제조업·수출 중심 국가의 경우 수출기업이 원화 강세로 부진해지면 가계 살림도 궁핍해질 가능성이 있다.

2006~2007년 원화 강세 국면(달러당 900원대)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성장동력이있어서 이를 상쇄할 수 있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글로벌 수요는 정체돼 있고, 중국도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제품을 만들 수 있고, 오히려 비슷한 제품을 더 싸게 팔 수도 있다. 환율이 국내기업 이익과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보다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당장 환율을 상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수출 경쟁력 및 기술력 확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는 장시간을 두고 산업구조를 변화시켜야 나타날 수 있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 미국의 제조업이 후퇴하는 과정에서 금리자유화, 은행과 증권업 겸업허용 등과 같은 정부의 규제 완화를 바탕으로 금융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미국은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했다.

우리도 산업구조 변화에 대한 시도는 나타나고 있다. 이를테면 핀테크와 같은금융과 IT의 융합 시도가 대표적인 예다. 환율을 뛰어넘을 수 있는 혁신적인 산업이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성자: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 321yj@hanafn.com) ※ 위의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의 개인 의견이며,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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