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재추진…"시장 충격 덜할 것"

입력 2015-02-05 18:01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005380]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086280] 지분 매각을 다시 추진함에 따라 지난달의주가 급락 악몽이 재현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번과 달리 시장이 정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목적을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봤다.

이 경우 지난달처럼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지배구조 개편 관련 실망감으로 인해급락하는 리스크는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지분 43.39% 중 13.39%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형태로 매각하기로 하고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을대상으로 투자자 모집에 착수했다.

매각 대상 지분은 지난달 12일 처음 블록딜에 나섰을 때와 동일하다.

지난달과 달라진 점은 증권가에서 이번 블록딜을 내부거래 규제를 강화한 공정거래법 개정 취지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더 커졌다는 점이다.

지난달 처음으로 정 회장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블록딜 추진 소식이 전해졌을 때 시장 참여자들은 지배구조 개편 측면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이 때문에 앞서 지배구조 개편 과정의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가 상승했던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13일 하한가로 고꾸라진 바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특히 정 회장 부자의 블록딜 조건에 주목한다.

이번 블록딜 이후 남는 잔여 지분에 대해서는 향후 2년간 매각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호예수 조건이 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에는 구체적인 설명 없이 대규모 지분을 매각하려고 했다 보니 시장에 추측이 무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나온 보호예수 조건은 정 회장 부자의 지분 매각이 지배구조 전환차원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나타내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연초 30만원 수준에서 전날 23만7천원까지 하락했다.

지난달 정 회장 부자의 블록딜 추진 소식이 전해져 주가가 20만원대로 떨어진이후로는 줄곧 횡보하는 모습이다.

정 회장 부자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신속하게 지분 매각을 재추진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일감몰아주기 관련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앞서 지분 매각 문제를 서두를 필요가 있었고, 주가가 더 하락하기 전에 빨리 매각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현대글로비스의 주가 흐름은 시장이 이번 블록딜을 어떻게 해석할지에 달려 있다.

김기태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초여건(펀더멘털) 상으로는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작지만, 지배구조 이슈와 얽히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이번 블록딜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확신할 수는 없어도주가가 지금 수준보다 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신정관 연구원은 "현재 현대글로비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6배로 다른 운송 기업의 PBR과 비교할 때 가격 측면에서 투자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이번 블록딜이 성공해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리스크가 해소되면,저가 매수세가 유입해 주가가 반등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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