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까지 12년'…벤처투자 자금회수 "막막해"

입력 2015-03-04 04:03  

국내 증시 및 기업공개(IPO) 시장이 벤처투자자금 회수 통로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벤처캐피탈(VC)이 자신들이 투자한 회사를 증시에 상장시켜 자금을 회수하는 확률 자체도 낮지만, 투자한 회사가 창업부터 상장까지 걸리는 기간만도 10년이 넘어증시를 통한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4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및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벤처캐피탈이 회수한 투자원금은 7천8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 비중은 18.0%였다.

장외 매각 및 상환이 56.1%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이 프로젝트(21.0%), 기타(2.8%), 인수·합병(2.1%) 순이었다.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회사를 증시에 상장시켜 투자금을 회수한 비중이 낮은 건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07∼2013년까지 7년간 벤처캐피탈의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 비중은 매해 평균 16.5%에 그친다.

IPO가 국내 벤처투자자들의 주요 자금 회수 통로이면서도 이처럼 투자금 회수비중이 저조한 이유는 벤처캐피탈의 투자기간과 IPO까지의 소요기간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으로 벤처캐피탈이투자한 기업이 코스닥시장에 상장되기까지 걸리는 기간(IPO 소요기간)은 평균 11.9년이었다.

반면 벤처펀드의 존속 기간은 평균 6.9년에 그치기 때문에 펀드가 해산하기 전IPO를 통해 자산을 유동화하고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작다.

벤처캐피탈은 기술경쟁력은 있지만 자본이 부족한 설립초기 기업에 투자해 종합적 지원을 제공한 뒤 높은 자본이득을 취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금융 활동이다.

현 정부의 창업 활성화 및 벤처투자 지원 정책으로 지난해 벤처투자는 활기를띠었다.

작년 총 901개사가 벤처펀드로부터 1조6천393억원을 신규 투자받았는데, 이런투자금액은 전년 대비 18.4% 늘어난 수준이다.

벤처투자 업계의 활기가 지속되려면 벤처캐피탈의 투자 자금 회수가 원활히 이뤄지는 것이 필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벤처투자 자금 회수 통로로서의 기능을 제대로다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이윤재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벤처·중소기업의 '창업→성장→투자회수→재투자·재도전'의 단계에서 회수시장은 투자자금의 선순환 구조 형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고리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코스닥시장이 규제 강화로 벤처기업의 신규 상장을 제약했고 상장유지 비용도 늘어나 벤처투자자금 회수시장으로서의 기능이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재작년 7월 코넥스시장이 문을 열었으나 아직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투자자금 회수 통로로 본격 활용되기에는 부족한 게 현실이다.

전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코넥스시장에 상장된 종목 수는 모두 71개이지만, 하루에 거래가 체결되는 종목 수는 평균 31개에 그쳐 거래형성률(44%)이 절반이채 안 된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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