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주식형펀드와 격차 벌려…성장률 5배 이상

입력 2015-03-08 04:01  

중위험·중수익 시장 주도권 강화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금융상품 시장의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중위험·중수익 시장에서 증권업계가 주가연계증권(ELS)을 무기로 주도권을 굳히고 있다.

작년에 자산운용업계 간판 상품인 주식형 펀드를 제친 ELS가 올해도 주식형 펀드보다 5배 이상 성장하면서 투자규모 격차를 한층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ELS와 유사 상품인 파생결합증권(DLS)의 발행잔액은 지난 5일 기준 88조4천353억원으로 국내와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액 80조508억원을 8조3천845억원, 10.47% 웃돌았다.

ELS·DLS 발행규모가 올해 들어 4조2천145억원(5.00%) 성장하는 동안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7천489억원(0.94%) 증가에 그쳐 차이가 더 벌어졌다.

ELS·DLS 발행잔액은 지난 2013년 말에만 해도 63조1천802억원으로 주식형 펀드설정액 85조4천785억원에 22조원 이상 뒤처졌다.

그러나 작년 한 해 ELS·DLS 발행잔액이 33.30% 급성장하는 동안 주식형 펀드설정액은 오히려 7.23% 쪼그라들었다.

그 결과 작년 말 ELS·DLS 발행잔액은 84조2천208억원으로 주식형 펀드 설정액79조3천19억원을 4조9천189억원, 6.20% 앞서 중위험·중수익 시장의 최강자로 떠올랐고 올해도 우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기초자산이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미리 정해진 수익률을 제공하는ELS의 상대적으로 간단한 상품 구조가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펀드는 사전에 일정한 수익률을 제시할 수 없다는 사실이 ELS와 경쟁에서약점으로 작용한다.

특히 국내 증시가 수년간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해외 주식형 펀드도 2008년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손실의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주식형 펀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증권사 등 판매사들은 중위험·중수익 시장으로 몰리는 고객들에게 대부분 ELS를 주력 상품으로 권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자산운용업계에서는 ELS가 원금 손실 위험성이 뚜렷한데도 판매사들의 '밀어주기'로 자금이 과도하게 몰리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실제로 작년 이후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OCI 등 종목 주가와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이들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 ELS·DLS들이 무더기로 원금 손실 위험에 처한 바 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대표는 "증권사 등이 ELS를 마치 원금 손실 우려가 없는 확정금리 상품처럼 고객에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불완전판매 논란이 나올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높아서 외국에서 대형 변수가 발생하면 주가지수도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지수형 ELS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며 "판매사들이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찾는 고객에 일단 ELS부터 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시장 주도권을 내준 운용업계의 이 같은 불만은 근거가약하다는 입장이다.

조완제 삼성증권 상품개발팀장은 "시중금리 하락으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낮아졌기 때문에 ELS가 무리해서 고수익을 추구할 이유가 없다"며 "이제 안정성 강화에주력하면서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을 추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 종목형 ELS와 원유 DLS의 사례 등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이슈가된 가운데 우리도 고객에게 관련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며 "증권사에서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ELS·DLS 시장 진단 및 건전화 방안' 보고서에서 불완전판매 및 불공정거래의 개연성이 제기되고 있으므로 이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수형 ELS의 경우 투자자 손실 위험성이 작지만, 종목형 ELS에서는 공매도 세력 등이 원금 손실을 유도하는 신종 유형의 불공정거래가 일어날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ELS 같은 구조화상품은 복잡한 수익구조를 내재하고 있으므로 관련 공시를 강화해 발행자와 투자자 간의 정보 비대칭을 줄이고 암행감찰(미스터리 쇼핑) 등을 통해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근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ELS·DLS와 주식형펀드 투자규모 비교(단위 억원)┌──────┬─────────────┬─────────────┐│ │ ELS+DLS │ 국내외 주식형펀드 │├──────┼──────┬──────┼──────┬──────┤│ 시기 │ 발행잔액 │ (증가율) │ 설정액 │ (증가율) │├──────┼──────┼──────┼──────┼──────┤│ 15.03.05 │ 884,353 │ 5.00% │ 800,508 │ 0.94% │├──────┼──────┼──────┼──────┼──────┤│ 14.12.31 │ 842,208 │ 33.30% │ 793,019 │ -7.23% │├──────┼──────┼──────┼──────┼──────┤│ 13.12.31 │ 631,802 │ │ 854,785 │ │└──────┴──────┴──────┴──────┴──────┘ (자료=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jh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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