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유가의 하락은 급속하게 이뤄져 최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해 7월과 비교해 반 토막이 났다.
진정세를 보이는가 했던 국제 유가는 최근 다시 하락하면서 6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다.
시장에서는 WTI가 40달러대에서 지지가 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유가 바닥론'을얘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아직 바닥을 얘기하기 어렵다며 유가의 추가 하락을 얘기하는 분석도 많다.
이번 주 '대결, 재테크'에서는 전문가들의 유가 전망을 들어보고 원유 관련 상품의 투자 전략을 알아보고자 한다.
◇ "2∼3분기 중 원유 ETF 저점 분할 매수"(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서부텍사스유(West Texas Intermediate, WTI) 가격은 말 그대로 반 토막이 났다. 지난해 7월만 하더라도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던 WTI 가격이 40~5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가격 수준은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오나 최근까지도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여 불안감 역시 있다.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기 전에 현재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을 분명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번 원유 가격 폭락에는 공급 측면의 영향력이 거의 절대적이었다. 미국에서는 셰일혁명과 함께 셰일오일 생산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2009년부터 원유 생산이증가로 돌아섰다. 이처럼 미국의 생산 확대와 선진국의 수요 약화가 맞물리며 원유가격의 하락 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는 1980년대의 실수를 떠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섣부른 생산 감축이 오히려 시장 점유율 및 패권 약화를 가져올수 있다고 판단하고 감산을 거부했다. 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다른 회원국도 이에 동참했다.
현 시점에서 향후 WTI 가격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생산이다. 저가 비축 수요가 줄어들고 원유 가격이 의미 있게 반등하려면 결국 생산 측면에서 전환점이 확인돼야 한다.
현 상황에서 OPEC과 미국 모두 기존 생산량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가격 반등을 유도할 만큼 생산이 줄어드는 방법은 둘 중 하나다.
첫 번째는 MENA지역(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실질적 원유 생산 교란이 나타날 정도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경우다. 이슬람 국가(IS)가 시리아, 이라크,리비아 등지의 원유 관련 시설로의 세력을 확장하는지를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있다.
두 번째는 원유 가격이 더욱 하락해 미국 내 셰일오일 생산 업체들이 생산을 포기하는 경우다. OPEC 회원국의 평균 생산원가인 30달러 초반이나, 사우디아라비아의생산원가인 20달러 중반 수준까지 원유 가격이 하락한다면 셰일오일 생산 업체들이버틸 수 있는 임계선(한계 생산원가 31달러)을 넘어선다.
물론 생산 확대 및 재고 증가 부담 속에 원유 가격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생산원가 측면에서 여력이 있는 OPEC보다는 미국의 생산 축소가 확인된 이후 원유 가격의 의미 있는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는 미 연준의금리 인상 이슈 속에 자원개발(E&P)업체의 부담이 가중될 2~3분기 중 원유 가격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후 강달러 압력 완화가 예상되는점 등을 고려할 때 연말로 가면서 원유 가격이 빠르게 반등할 전망이다. 올해 평균WTI 가격을 배럴당 55달러로 제시한다.
개인 투자자가 원유 시장에 투자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로는 원유 E&P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다만 최근 생산 측면에서의 '치킨 게임'이 두드러지는 점을 고려하면 한동안 한계기업의 퇴출 및 기업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 치킨 게임이 일단락된 후 톱 티어(Top Tier·일류업체) 중심의 선별적 투자가 바람직하다.
두 번째로는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원유 ETF의 종류는 원유선물, 원유 관련 지수, 원유 E&P 기업 등 기초자산에 따라 다양하나 원유 선물 및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이 일반적이다. 원유 가격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는 만큼 원유 선물 및 지수 ETF의 경우 2~3분기 중저점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긍정적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이 있다. 대부분의 원유DLS 만기가 6개월에서 1년인 점을 고려하면 2분기부터 투자 시점을 저울질할만하다.
다만 DLS는 녹인(Knock-in·손실 가능) 조건 도달 시 원금 손실폭이 급격하게 커질수 있어 녹인 가격이 20달러 중반 이하인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 "국제 유가의 바닥 확인 국면"(천정훈 키움증권 선임연구원) 지난해 11월 OPEC의 산유량 동결 결정 이후 산유국 간 치킨 게임 양상이 본격화했다. 2014년 하반기 이후 원유 시장의 치킨 게임 전개 양상은 1단계(경쟁적인 증산또는 산유량 유지)를 지나 2단계(감산보다는 신규 투자 감축 및 비용절감 전략을 채택하여 버티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산유국들의 치킨 게임 속에 지난 1월 말을 기점으로 국제 유가는 강하게 반등했다.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라 쉽게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때문에 유가 바닥론이 심심치 않게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 유가의 바닥을 말하기는 아직 이르며 반등세를 이어갔던 WTI가 지난주부터 추가적인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이전 저점이었던 배럴당 44달러(WTI 기준)선에서 저가 매수하려는 세력과 매도 세력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나 개인적으로는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리그수 감소에도 공급 과잉과 원유 재고 급증의 해소 기미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달러화 강세 역시 유가 상승에 부담이 되는 요소이다. 현재 원유시장참여자들에게 민감한 이슈는 미국의 원유 저장 능력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상 2~3월은 정유 회사들의 계절 유지 보수 등으로 원유 구입량이 줄어드는 비수기이기 때문에 원유 재고의 폭증이 예상된다. 원유 생산의 감소 기미가 없는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미국 원유 생산업자들의 덤핑 물량으로 WTI는 40달러를 깨고 폭락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국제 유가의 추세 반전은 요원한 상황이다.
최근 유가 반등은 미국의 원유 시추장비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데 따른 것이며,대형 정유업체들의 자본 지출 감축 계획에 힘입었다. 그러나 채굴장비수 감소가 산유량 감소로 이어지려면 몇 개월의 시간이 걸리며 1월의 반등은 실질적인 생산량 감소가 아닌 감산에 대한 기대감에 근거했을 뿐이다. 미국의 원유 생산업체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며 감산보다 비용 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채산성이 좋지 못한셰일 업체의 경우 매몰비용을 고려해 생산하는 것이 새로운 광구를 탐사·채굴하는것보다 그나마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 2위 석유업체인 셰브론은 자본지출 감소와 생산량 증가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셰브론의 투트랙 전략은 저유가에 대한 미국 에너지 업체들의 전형적인 대응 방식을 시사한다. 즉, 유가 급락이 셰일 업체들의 신규투자를위축시킬 수 있으나 업체들의 즉각적인 감산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인지해야한다.
이에 더해 생산 차질 원유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1월 OPEC 회원국의 생산 차질 규모는 하루평균 259만 배럴에 달했다.
앞으로 공급 과잉 문제를 심화시킬 잠재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절적 비수기와 공급 과잉인 상황에도 차질을 빚고 생산되지 못하는 원유가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따라서 이란 핵협상 타결과 미국 공화당이 추진하는 미국 원유수출 재개 가능성 역시 원유시장의 중대한 변수다. 이란의 핵협상이 타결될 경우 하루 100만 배럴이상의 물량이 국제 원유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6월 OPEC 총회에서의 감산 합의 도출 여부가 관건일 것이나 현재로서는 사우디의 감산 의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극적인 정치적 합의가 성사되면 현재와 같은 공급 과잉상황에서 유가의 급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우디는 글로벌 원유 시장 결정권자라는 지위를 상실하고픈 마음이 없고 러시아는 중동에서의 영향력 행사를 여전히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2분기 이후 공급 과잉 해소와 드라이빙 수요 시즌이 맞물리면서 유가의 바닥을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시점은 여전히 국제 유가는 새로운 균형 가격을 모색하는 과정에 있다는 판단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상승을 배제한다면 앞으로 유가의 추세적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과거 100달러에 육박하는 고유가시대로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상반기 내 40달러를 밑돌 가능성이 있으며이후 상당기간 저유가 국면(40~75달러)을 예상한다.
(서울=연합뉴스)(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유가의 하락은 급속하게 이뤄져 최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해 7월과 비교해 반 토막이 났다.
진정세를 보이는가 했던 국제 유가는 최근 다시 하락하면서 6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다.
시장에서는 WTI가 40달러대에서 지지가 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유가 바닥론'을얘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아직 바닥을 얘기하기 어렵다며 유가의 추가 하락을 얘기하는 분석도 많다.
이번 주 '대결, 재테크'에서는 전문가들의 유가 전망을 들어보고 원유 관련 상품의 투자 전략을 알아보고자 한다.
◇ "2∼3분기 중 원유 ETF 저점 분할 매수"(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서부텍사스유(West Texas Intermediate, WTI) 가격은 말 그대로 반 토막이 났다. 지난해 7월만 하더라도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던 WTI 가격이 40~5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가격 수준은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오나 최근까지도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여 불안감 역시 있다.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기 전에 현재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을 분명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번 원유 가격 폭락에는 공급 측면의 영향력이 거의 절대적이었다. 미국에서는 셰일혁명과 함께 셰일오일 생산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2009년부터 원유 생산이증가로 돌아섰다. 이처럼 미국의 생산 확대와 선진국의 수요 약화가 맞물리며 원유가격의 하락 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는 1980년대의 실수를 떠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섣부른 생산 감축이 오히려 시장 점유율 및 패권 약화를 가져올수 있다고 판단하고 감산을 거부했다. 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다른 회원국도 이에 동참했다.
현 시점에서 향후 WTI 가격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생산이다. 저가 비축 수요가 줄어들고 원유 가격이 의미 있게 반등하려면 결국 생산 측면에서 전환점이 확인돼야 한다.
현 상황에서 OPEC과 미국 모두 기존 생산량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가격 반등을 유도할 만큼 생산이 줄어드는 방법은 둘 중 하나다.
첫 번째는 MENA지역(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실질적 원유 생산 교란이 나타날 정도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경우다. 이슬람 국가(IS)가 시리아, 이라크,리비아 등지의 원유 관련 시설로의 세력을 확장하는지를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있다.
두 번째는 원유 가격이 더욱 하락해 미국 내 셰일오일 생산 업체들이 생산을 포기하는 경우다. OPEC 회원국의 평균 생산원가인 30달러 초반이나, 사우디아라비아의생산원가인 20달러 중반 수준까지 원유 가격이 하락한다면 셰일오일 생산 업체들이버틸 수 있는 임계선(한계 생산원가 31달러)을 넘어선다.
물론 생산 확대 및 재고 증가 부담 속에 원유 가격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생산원가 측면에서 여력이 있는 OPEC보다는 미국의 생산 축소가 확인된 이후 원유 가격의 의미 있는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는 미 연준의금리 인상 이슈 속에 자원개발(E&P)업체의 부담이 가중될 2~3분기 중 원유 가격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후 강달러 압력 완화가 예상되는점 등을 고려할 때 연말로 가면서 원유 가격이 빠르게 반등할 전망이다. 올해 평균WTI 가격을 배럴당 55달러로 제시한다.
개인 투자자가 원유 시장에 투자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로는 원유 E&P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다만 최근 생산 측면에서의 '치킨 게임'이 두드러지는 점을 고려하면 한동안 한계기업의 퇴출 및 기업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 치킨 게임이 일단락된 후 톱 티어(Top Tier·일류업체) 중심의 선별적 투자가 바람직하다.
두 번째로는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원유 ETF의 종류는 원유선물, 원유 관련 지수, 원유 E&P 기업 등 기초자산에 따라 다양하나 원유 선물 및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이 일반적이다. 원유 가격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는 만큼 원유 선물 및 지수 ETF의 경우 2~3분기 중저점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긍정적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이 있다. 대부분의 원유DLS 만기가 6개월에서 1년인 점을 고려하면 2분기부터 투자 시점을 저울질할만하다.
다만 DLS는 녹인(Knock-in·손실 가능) 조건 도달 시 원금 손실폭이 급격하게 커질수 있어 녹인 가격이 20달러 중반 이하인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 "국제 유가의 바닥 확인 국면"(천정훈 키움증권 선임연구원) 지난해 11월 OPEC의 산유량 동결 결정 이후 산유국 간 치킨 게임 양상이 본격화했다. 2014년 하반기 이후 원유 시장의 치킨 게임 전개 양상은 1단계(경쟁적인 증산또는 산유량 유지)를 지나 2단계(감산보다는 신규 투자 감축 및 비용절감 전략을 채택하여 버티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산유국들의 치킨 게임 속에 지난 1월 말을 기점으로 국제 유가는 강하게 반등했다.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라 쉽게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때문에 유가 바닥론이 심심치 않게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 유가의 바닥을 말하기는 아직 이르며 반등세를 이어갔던 WTI가 지난주부터 추가적인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이전 저점이었던 배럴당 44달러(WTI 기준)선에서 저가 매수하려는 세력과 매도 세력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나 개인적으로는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리그수 감소에도 공급 과잉과 원유 재고 급증의 해소 기미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달러화 강세 역시 유가 상승에 부담이 되는 요소이다. 현재 원유시장참여자들에게 민감한 이슈는 미국의 원유 저장 능력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상 2~3월은 정유 회사들의 계절 유지 보수 등으로 원유 구입량이 줄어드는 비수기이기 때문에 원유 재고의 폭증이 예상된다. 원유 생산의 감소 기미가 없는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미국 원유 생산업자들의 덤핑 물량으로 WTI는 40달러를 깨고 폭락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국제 유가의 추세 반전은 요원한 상황이다.
최근 유가 반등은 미국의 원유 시추장비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데 따른 것이며,대형 정유업체들의 자본 지출 감축 계획에 힘입었다. 그러나 채굴장비수 감소가 산유량 감소로 이어지려면 몇 개월의 시간이 걸리며 1월의 반등은 실질적인 생산량 감소가 아닌 감산에 대한 기대감에 근거했을 뿐이다. 미국의 원유 생산업체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며 감산보다 비용 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채산성이 좋지 못한셰일 업체의 경우 매몰비용을 고려해 생산하는 것이 새로운 광구를 탐사·채굴하는것보다 그나마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 2위 석유업체인 셰브론은 자본지출 감소와 생산량 증가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셰브론의 투트랙 전략은 저유가에 대한 미국 에너지 업체들의 전형적인 대응 방식을 시사한다. 즉, 유가 급락이 셰일 업체들의 신규투자를위축시킬 수 있으나 업체들의 즉각적인 감산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인지해야한다.
이에 더해 생산 차질 원유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1월 OPEC 회원국의 생산 차질 규모는 하루평균 259만 배럴에 달했다.
앞으로 공급 과잉 문제를 심화시킬 잠재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절적 비수기와 공급 과잉인 상황에도 차질을 빚고 생산되지 못하는 원유가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따라서 이란 핵협상 타결과 미국 공화당이 추진하는 미국 원유수출 재개 가능성 역시 원유시장의 중대한 변수다. 이란의 핵협상이 타결될 경우 하루 100만 배럴이상의 물량이 국제 원유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6월 OPEC 총회에서의 감산 합의 도출 여부가 관건일 것이나 현재로서는 사우디의 감산 의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극적인 정치적 합의가 성사되면 현재와 같은 공급 과잉상황에서 유가의 급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우디는 글로벌 원유 시장 결정권자라는 지위를 상실하고픈 마음이 없고 러시아는 중동에서의 영향력 행사를 여전히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2분기 이후 공급 과잉 해소와 드라이빙 수요 시즌이 맞물리면서 유가의 바닥을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시점은 여전히 국제 유가는 새로운 균형 가격을 모색하는 과정에 있다는 판단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상승을 배제한다면 앞으로 유가의 추세적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과거 100달러에 육박하는 고유가시대로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상반기 내 40달러를 밑돌 가능성이 있으며이후 상당기간 저유가 국면(40~75달러)을 예상한다.
(서울=연합뉴스)(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