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다음 타자는 '유로화 약세'

입력 2015-03-20 08:04  

강세 일변도를 내달리던 달러화가 숨 고르기로 돌아섰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경기와 물가 회복에 대한 '합리적 확신'(reasonably confident)을 금리 인상의 새로운 전제조건으로 내건 덕분이다.

미국 경기 모멘텀이 세계 주요국 대부분을 압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달러 강세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관건은 2분기 중 확인될 한파 영향이 완연히 걷힌 3월 이후 시점의 경제지표 회복 여부다. 지표개선을 통해 다시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부활한다면, 움츠러들었던달러화도 재차 강세기류에 올라탈 공산이 크다.

어쨌든 맹위를 떨치던 달러화가 얼마간의 휴지기를 갖게 됐다는 점은 국내 증시측면에선 분명히 긍정적 재료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제 투자자의 관심은 다음 타자인 유로화 변수로 이동할 것이다. 국내 증시에선 유로화 약세가 미칠 영향이 중요하다.

2001년 이후 유로화 환율은 1985∼2002년 사이클과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

당시 유로화는 1985년부터 1992년까지 8년간 대세상승기를, 1993년 이후부터 10년간 대세하락기를 각각 경험했다.

만일 이런 추세가 고스란히 반복된다면, 유로화 약세는 2016년까지 계속될 공산이 크다. 그간 달러 강세와 엔저 변수에 가려져 있었지만, 단기간 내 쉽사리 해소될이슈가 아니다.

유로화 약세 환경이 한국 경제와 증시에 미칠 영향은 부정과 긍정적 효과가 혼재돼 있다.

먼저, 유로화 약세는 유럽기업들과 치열한 경쟁 관계를 형성한 국내 수출기업들엔 커다란 부담이 될 수 있다. 안 그래도 유럽 기업들의 높은 품질력과 브랜드 파워가 부담되는 상황에서, 환율 효과를 등에 업고 가격 경쟁력까지 추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계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 가능성(유로 캐리 트레이드)은 국내 증시수급환경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상과 재정수지, 외화보유액 등의 측면에서 한국의 거시 건전성이 글로벌 최상위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신흥시장을 향하는 유럽계 자금들이 한국을 쉽사리 지나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결국, 유로화 약세 영향은 시장 전체보다는 업종과 종목별로 세분화돼 나타날개연성이 크다. 환율변수에 따른 정교한 투자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수출주는 일본 엔화에 유로화까지 가세한 환율전쟁 영향으로, 섹터별 차별화가불가피하다. 환율 영향력을 뛰어넘는 제품과 기술 경쟁력 보유 여부가 중요하다. 핵심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긍정적 시각과 저평가 자동차 업종에 대한 저점 매수전략이 필요하다.

글로벌 환율전쟁 환경 아래서 한국 역시 내수부양의 필요성이 더 강화될 개연성이 크다. 정부와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실질적 수혜가 기대되는 건설과 유통, 증권과 함께 한국을 넘어 중국 시장으로까지 스펙트럼이 확대되는 중국 소비확대 수혜주역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작성자: 김용구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책임연구위원 ygno.1.kim@samsung.com) ※ 위의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의 개인 의견이며,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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