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공시 '객관식→주관식'…부담 줄고 책임 강화

입력 2015-06-01 15:19  

2018년까지 단계적 시행·중요 정보 판단 가이드라인 제시"기업 공시 부담 줄고, 투자자 정보 획득 유리"

금융당국과 증시 유관기관이 1일 '기업공시 제도 개편안'을 마련한 것은 상장사의 공시 부담을 한층 덜어주기 위해서다.

기업공시종합시스템 구축과 중복 공시 통폐합 등으로 상장사의 공시 업무는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자율적 해명공시제도가 도입되면 상장사가 풍문·오보 등에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대응하는 길도 열리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기업의 공시 부담이 연간 2천300건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자율성이 높아지는 만큼 기업의 투명한 정보 공개에 대한 책임감은 무거워졌다.

한국거래소가 상습적으로 불성실 공시를 하는 기업에 교체를 요구하는 방안이도입되고 공시위반 제재금도 두 배로 늘어났다.

◇ 공시 큰 틀 '포괄주의'로 변경…단계적 도입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제도 개편으로 기업공시 제도의 큰 틀이 기존 '열거주의'에서 '포괄주의'로 바뀐다.

열거주의에 따라 그동안 상장사는 거래소가 정한 54개 항목에 해당하는 사안이생길 때마다 수시 공시를 해왔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중요한 정보라도 54개 지정 항목에 해당하지 않으면 공시를빠뜨려도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투자자 입장에선 중요 정보를 제 때 받지 못한 정보 불균형 상태에 놓였던 셈이다.

그러나 공시 방식이 '포괄주의'로 바뀌면 기업이 정해진 항목을 따르기보다 자율적으로 판단해 중요한 정보를 공시할 수 있게 된다. 공시 방식이 '객관식'에서 '주관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미 미국과 영국, 독일, 홍콩, 호주 등 해외 거래소 상당수가 포괄주의 공시체계를 갖추고 있다.

일본은 국내와 같이 열거주의를 택하고 있지만, 기타 포괄 조항을 명시해 열거주의 제도를 보완하고 있다.

금융위는 시장의 충격을 제한하기 위해 포괄주의 공시체계를 단계적으로 도입할방침이다.

올해 말까지 수시 공시 항목 54개 이외에 '기타 상장법인·재무·주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공시 항목으로 신설하고 내년에 현 54개 공시 항목을 유형별로합쳐 단순화할 계획이다. 공시 체계는 이런 단계를 거쳐 2018년 이후 완전 포괄주의로 재정비될 예정이다.

또 포괄주의 체제에서 기업이 어떤 내용을 공시해야 할지 혼란을 겪거나, 투자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빠뜨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외국 사례를 토대로 '가이드라인'도 만들기로 했다.

◇ 투자자 보호 공시도 강화…"투자자와 기업 모두에 유리" 금융위는 기업들에 자율성을 주되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시 항목을 보완하기로했다.

예컨대 앞으로 분식회계로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임원 해임 권고 등의 조치를받으면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지금은 검찰 고발·통보 등의 조치가 있을 때만공시하게 돼 있다.

또 기업이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일정 규모 이상 취득하거나, 국내에 상장된 외국법인에 대한 외환 규제가 발생할 때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한다.

증시 관계자들은 이번 제도 개편은 투자자와 기업 입장에서 모두 긍정적이라고보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투자자 입장에선 공시만 봐도 최근 현황을 알수 있다"며 "회계처리 기준 위반이나 주식담보 제공 행위 등은 주가에 영향을 미칠만한 내용으로 이 부분의 공시가 강화된 것은 투자자 정보 제공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제도 개선은 기업이 공시를 기업설명회(IR)처럼 활용할 기회를줬다"며 "주가가 펀더멘털(기초여건)과 관계없이 풍문 등에 따라 움직일 때 기업이적극적으로 해명할 길이 열린 만큼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중복 공시 등의 공시 업무 부담이 한층 줄어들게된 것은 기업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당국에서 단계적으로 제도를 도입하는 만큼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에 변경된 제도의 효과도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gogog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