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또 다른 출구전략에 대비하라

입력 2015-06-02 08:54  

미국의 출구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접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출구전략이라고 하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생각하지만, 여기에다 2016년 만기가 도래하는 2천16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에 대한 만기 상환 여부를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 참고로 1986년, 1994년, 1999년, 2004년에 기준금리 인상이 있었지만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국채 매각을 동시에 시행한 적은 없었다는 점에서새로운 변수가 하나 더 존재하는 것이다.

필자는 2015년 9∼10월 중 기준금리 인상보다는 2016년부터 만기 도래하는 국채에 대한 상환, 즉 연준의 국채 매각이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연준도 과거보다 시차를 오래 두고 천천히 올릴 것이라고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 자체가 주식시장에 큰 충격이 될 가능성은 작다.

문제는 2016년 초부터 집중적으로 도래하는 연준의 채권만기다. 이미 연준은 재투자 대신 '만기상환'을 선택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으며, 연준의 보유증권 만기가2015년 34억 달러에서 2016년에 2천160억 달러로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다. 특히 내년도 만기 물량의 상당 부분이 2∼5월 중에 집중돼 연말과 연초에 금융시장의 자금사정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이 그리고 어떤 속도로 줄여나갈 것인가? 현재까지는 연준이보유자산 재투자 종료를 기준금리 인상 이후로 미룬다고 언급했을 뿐, 재투자 종료나 보유자산 매각 시점에 대한 힌트는 주지 않고 있다. 다만 2011년 재닛 옐런 연준의장이 부의장 시절에 작성한 논문을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보면, 단순 계산시 현재 2조5천억 달러 어치의 보유 국채는 4년 후에는 1조4천억 달러, 현재 1조7천억 달러 어치의 보유 주택저당증권(MBS)은 9천억 달러로 감소할 수 있다. 국채를 기준으로 할 때 향후 4년간 '연평균 2천500억 달러'의 국채를 줄인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결과적으로 단순히 기준금리 인상만 놓고 본다면 내년까지도 금리는 50∼100bp정도밖에 안 오르겠지만, 시중금리는 만기보유 채권이라는 또 다른 악재에 눌리면서100∼200bp는 더 오를 수도 있다. 과거 연준이 출구전략을 시행한 시점에 금리 인상기간은 평균 18개월, 금리 인상 폭은 평균 315.6bp 수준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미국발 출구전략에 대해 지나친 낙관론을 조심해야 할 때이다.

(작성자: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 clemens.kang@nhwm.com) ※위의 글은 해당 증권사와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의견이며, 연합뉴스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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