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상위주 자리다툼 극심…'엉덩이 가벼워진' 대형주

입력 2015-06-07 04:07  

상위 20개 중 4개만 순위 유지…현대차·포스코↓ 제일모직·아모레퍼시픽↑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형주의 엉덩이가가벼워지며 시가총액 상위권의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16개 종목의 순위가 뒤바뀌는 등 지각변동이 잇따르고 있다.

엔저 공습, 그룹 지배구조 개편 등 대내외 이슈에 중소형주보다 상대적으로 흔들림이 적은 대형주마저 크게 휘청대는 양상이다.

7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와 한국전력[015760](4위), SK텔레콤[017670](11위), SK C&C(20위) 등 4개 종목만 연초에 위치했던 자리를 지켰다.

연초 2위인 현대차[005380]는 엔화 약세의 직격탄을 맞아 지난달 27일 SK하이닉스[000660]에 2위 자리를 내주고 현재는 3위로 밀려난 상태다.

현대차는 작년 11월 한국전력 부지 매입 논란으로 주가가 급락하며 SK하이닉스에 시총 2위 자리를 잠시 내준 데 이어 반년 만에 다시 밀려나는 굴욕을 당한 것이다.

시가총액도 연초 37조2천267억원에서 지난 5일 30조2천880억원으로 7조원 가량허공으로 사라졌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올해 한국 경제가 일본과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며 "특히 원·엔 환율이 100엔당 890원선으로 하락하는 등 엔저 현상이 지속되며 현대차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차이외에 현대모비스[012330](8위→9위), 기아차[000270](12위→14위)의 순위도 하락했으며 현대글로비스[086280](18위→29위)는 아예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포스코(POSCO)[005490]도 연초 5위에서 지난 5일 10위로 뚝 떨어졌다.

철강업계가 위축되며 1분기 실적이 저조했던 데다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에 대한 검찰 수사가 포스코그룹으로 확대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삼성그룹 계열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작업과 지배구조 이슈 등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주로 꼽혀 온 제일모직[028260]은 연초 9위에서5위로 4계단 올랐다. 시가총액도 23조850억원에서 26조5천950억원으로 3조원 넘게늘어났다.

반면 삼성에스디에스(삼성SDS)[018260]는 같은 기간 6위에서 8위로 내려앉았다.

삼성생명[032830](10위→7위)은 1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발표하며한때는 시가총액 5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 추진, 삼성그룹의 삼성전자와 삼성에스디에스 간 합병설 부인, 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삼성물산 지분 매입 등 지배구조 이슈에 주가가 출렁이며 삼성 계열사의 시총 순위는 수시로 바뀌고 있다.

네이버(NAVER)[035420]는 1분기 실적이 부진한 데다 뚜렷한 성장 동력을 찾지못한 탓에 연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시총 순위가 연초 7위에서 13위로 내려앉았다. 시가총액도 24조957억원에서 18조6천239억원으로 5조원 넘게 사라졌다.

반면 연초 15위에 불과하던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수혜주로 꼽히며 6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액면분할 효과와 1분기 호실적도 아모레퍼시픽의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은 연초 13조6천208억원에서 지난 5일 22조6천527억원으로 9조원 가량 늘었다.

아모레G[002790](18위)도 덩달아 승승장구하며 시가총액 상위 20위권에 새롭게진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중국 소비 모멘텀을 가진 아모레퍼시픽이상위권으로 올라오며 강세를 보였다"며 "반면 수출 경기 민감주 중심의 대형주들은부진한 흐름을 보여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차츰 밀려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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