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후에도 문제 여전"

입력 2015-06-10 08:57  

한국투자증권은 10일 삼성물산[000830]과 제일모직[028260]의 합병이 성사돼도 그 이후가 문제라는 의견을 내놨다.

윤태호 연구원은 "합병을 위한 주총 의결권과 관계없이 '냉각기간'이 끝나는 오는 12일부터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추가 지분을 매입하거나 추가 매입에 대한 제약이 없는 우호세력이 장내에서 삼성물산 지분을 추가 매입할 수 있다"고말했다.

윤 연구원은 "엘리엇이 추가 매입한 지분은 7월 17일 주총에서는 의결권이 없지만 추가적으로 임시주총을 소집할시 의결권이 발생한다"며 "3% 이상의 지분을 가진주주는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그룹과 버금가는 지분을 취득한 뒤 엘리엇이 새 임시 주총에서 이사해임안, 중간 배당, 자산 양수도, 순환출자 즉각 해소를 제시하거나 합병 주총 이후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다면 주총 결과와 관계없이 삼성에게는 큰 시련이 생기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03년 벌어진 SK 사태 당시에도 소버린은 계열사 청산, 경영진 교체, 이사진 추천 및 정관 개정, 기업지배구조 개선안을 요구하며 경영 간섭을 시도했다.

윤 연구원은 "엘리엇이 극단적으로 삼성물산의 배당을 70% 이상 요구한다거나보유 중인 삼성전자, 삼성SDS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주주이익으로 환원하겠다는 의견을 낸다면 이에 찬성할 주주들도 상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이 파격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내놓고 주주와의 소통에 나서야 한다"며 "양사 합병의 목적이 삼성전자 지분 4.1% 확보가 뚜렷해 보이는 상황에서 기존주주들이 합병에 동의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무산될 경우 제일모직의 주가는 하락하지만삼성물산의 주가는 오를 것이라고 윤 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는 "삼성물산은 엘리엇의 추가 지분 매입으로 경영권 확보, 합병 비율 재산정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반면 제일모직의 경우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삼성물산 흡수 합병 후 기대되는 기업가치 개선 효과에 기반한 만큼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과거 삼성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피해주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국 핵심은 삼성물산이었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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