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채권 '셀코리아'…"환율 급등 때문"

입력 2015-07-2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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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3년 만에 장중 1,170원을 뚫고올라가면서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국내 시장에서 주식과 채권 현물을 2조5천억원가까이 순매도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7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지수에 하락 압력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주 프로그램 매매 비차익거래를 통해 9천억원대에 가까운 물량을 순매도한 것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1조7천500억원에 육박했다.

외국인은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현물도 적극적으로 내다팔았다. 외국인은 채권시장에선 금리 하락에 베팅해 채권선물을 대량으로 사는 대신 환율 상승으로 환차손우려가 있는 현물은 대거 파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달 중 외국인의 채권 순매도 규모는 지난 24일까지 7천500억원에 달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이 대거 매도에 나선 것은 환율과 관련이 깊다고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이날 장중 달러당 1,170원을 넘어섰다. 2012년 6월 12일(종가 1,170.5원) 이후 3년1개월여 만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비차익거래(프로그램매매) 매도는 환차손이 우려되는 원화 악세가 원인"이라며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편입한 바스켓 매매를 하는 외국계 인덱스 펀드는 글로벌 투자주체의 움직임과 연동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주(16∼22일) 글로벌 펀드 자금 동향을 보면 신흥국 주식형 펀드는 33억 달러 순유출로 2주 연속 자금 이탈을 보였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채권시장에서 선물 매수, 현물 매도 전략을 하는 것은 환율과 관련이 깊다"며 "금리 차익만 보고 베팅하는 채권선물과는 달리 채권 현물은 환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변곡점은 1,200원선으로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때 고점과 비슷한 수준으로 본다"며 "외국인이 국채 선물에서도 차익매물을 내놓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한진 KTB증권 투자전략가는 "최근 달러 강세는 세계경기 부진에 미국 금리 인상 임박 요인이 부각된 결과"라며 "미국이 경기 회복을 이어가고 주변국 경기가 더나빠지지 않으면 신흥국 통화는 가치 하락을 멈추고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양호한 원화는 적어도 추가 하락을 멈출 것"이라며 "다만 그 뒤로는 방향성 없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예상했다.

indig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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