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경제연구소 "기관투자자 거수기 행태 여전"

"스튜어드십 코드 기대…참여 강제는 핵심에서 벗어나"

주주총회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찬성 일변도 의결권 행사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실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법인 1천721개사의정기 주주총회를 분석한 결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집합투자업자의 62.5%(51개사)는 단 한 건의 의안에도 반대하지 않았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주주총회에서는 78.1%(50개사)가 찬성으로 일관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전체 상정 의안에 대한 반대 비율은 2.21%로 더 낮은 편이어서 여전히 '거수기'의 오명을 벗어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기업과의 관계를 고려해 의결권 불행사 공시 시점을 인위적으로 늦추는 경향도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공시 시점을 앞당기고, '반대'나 '불행사'의 경우에는 주총 이후에 공시하는 등 기업들의 눈치를 보는 양상이 감지됐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이처럼 집합투자업자들의 의결권 행사 행태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도입 추진은 고무적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기관투자자가 단순 투자에 국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의견을개진해 기업의 지속 성장에 기여하도록 하는 규범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는 기관투자자들은 기업에 대해 적극적인 '관여'가 요구되는데 법령에 의한 제약이 우려된다"며 "따라서 '관여'보다는의결권 행사 강화, 피투자기업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이해상충 해소 방안 마련에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연구소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핵심은 자율성과 '원칙준수·예외설명(Comply or Explain)'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소의 정성엽 팀장은 "기관투자자의 규모 기준을 정해 참여 여부를 강제하거나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을 위한 별도의 조직을 갖추도록 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이는 핵심에서 크게 벗어난 것으로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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