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토종 MBK, 전통의 글로벌 사모펀드들에 '한방'

입력 2015-09-07 17:02  

7일 유통 공룡 홈플러스를 손에 넣은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05년 3월에 설립된 대표적인 토종 사모펀드(PEF)이다.

그간 대형 M&A(인수·합병)를 놓고 탄탄한 경험과 국제 경쟁력을 갖춘 해외 사모펀드들과 대결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최근에도 보유 기업의 매각과 신규 M&A 등에서 부진한 성적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여러 차례 패배를 안겨준 미국의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아시아 투자전문 회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 칼라일그룹을누르고 7조원 규모의 M&A에 성공한 것이다.

이번 거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국내에서도 단일규모로는 가장 큰 규모이며 토종 사모펀드가 7조원대 대형 M&A에서 성공하기도 처음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이번 홈플러스 인수전에서 설립 10년에 불과한 토종사모펀드가 오랜 역사를 가진 해외 사모펀드들과 경쟁에서 승리한데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인수 가격이 MBK의 업력과 경험 등 모든 면에서 비교적 부담스러운 수준인데다쟁쟁한 해외 사모펀드들과 경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규모의 딜은 국내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것조차 어렵다"며 "국내외 명성이 자자한 연기금과 국부펀드에서 출자를 받아 홈플러스를 인수한 것은 국내 금융과 자본시장이 크게 성장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번 홈플러스 인수로 MBK의 김병주(53) 회장이 새삼 시선을 끈다. 박태준 전총리의 사위인 김 회장은 10살때 미국 유학길에 올라 하버드대학 경영학석사(MBA)를마치고 살로먼스미스바니(현 씨티그룹)와 골드만삭스, 칼라일그룹 등에서 IB 업무를익혔다.

김 회장이 결정적으로 세계 사모펀드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칼라일그룹재직 시절인 지난 2000년 37살의 나이에 한미은행 인수를 주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부터다.

김 회장은 한미은행을 씨티은행에 되팔아 막대한 수익을 거둔 뒤 2005년 3월 하버드 동문, 칼라일그룹 멤버들과 손을 잡고 본인의 영문이름((Michael Byungju Kim)을 딴 'MBK'를 출범시켰다.

현재 MBK는 자산규모가 미화 82억 달러에 이르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이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최대 사모펀드 그룹으로 성장했다.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등지에서도 기업 인수 후 매각(바이아웃·Buy-out) 전략을 바탕으로 기업의 가치 제고를 목표로 M&A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과 도쿄, 상하이, 홍콩 등에 사무소를 두고 현재까지 22개 기업에 투자했다. MBK의 투자 기업들의 매출액은 미화 287억 달러, 직원 수는 4만1천65명에 이른다.

MBK의 주요 출자자들은 국내와 일본, 중국, 세계 공공 및 기업 연금펀드, 금융기관,국부펀드, 펀드 오브 펀드들이다.

현재 MBK는 모두 3개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1호와 2호 펀드에서는 모두 18억달러를 투자해 올해 상반기까지 30억 달러를 회수, 평균 70%의 투자수익률을 거뒀다. 지금까지 한미캐피탈(2007년 8월)과 KT렌탈(2012년 5월), 국내 음료 포장기업인테크팩솔루션(2014년 8월) 등의 기업을 인수 후 매각했다.

indig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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