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투자자들 '어쩌나'…中증시·유가폭락에 '손실'

새해 시작부터 세계 경제가 혼란에 휩싸이면서파생상품 투자자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파생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와 파생결합증권(DLS)이 각각 주요기초자산으로 삼은 중국 증시와 국제 유가가 최근 폭락한 탓에 투자자들의 대규모손실 발생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들 상품은 만기 전에 기초자산 가격이 손실구간까지 떨어지지 않으면 일정 수익률을 돌려주는 구조로 한때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간주됐지만, 설정 당시 생각지 못한 자산 가격의 폭락으로 투자손실이 '최고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지난해에만 46조3천364억원어치 발행되면서 전년보다 13%가량 늘었다.

지난해 중순 이미 중국 증시 쇼크(충격)를 한 차례 겪고 당국의 H지수 기초자산의 ELS 발행 규제에도 시중자금이 대거 중국으로 쏠려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4월 14,000을 돌파한 H지수는 작년 말 9,661.03으로 마치고선 새해 들어 4거래일 만인 지난 7일 383.82포인트(4.20%) 내린 8,753.97까지 떨어졌다.

전 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H지수가 12,300 중심으로 발행 평균가격이 형성돼있으며 녹인 배리어(Knock-in barrier·원금손실구간) 평균 가격은 7,000 초반대로형성돼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홍콩 H지수가 7,000선까지 떨어져 ELS가 무더기로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다면 10조원대의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원유 등 실물자산을 주요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의 상황도 심각하다.

국내 원유 DLS가 주로 기초자산으로 하는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 원유(WTI) 가격은 최근 배럴당 32달러대로 추락했다.

두바이유 가격도 배럴당 27.2달러까지 하락하며 2004년 4월 이후 12년 만에 20달러대에 진입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한 공모형 원유 DLS의 발행액은 모두 8천979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원유 DLS 발행잔액 1조1천144억원의 80%가 넘는다.

2014년 말 이전에 발행된 국내 원유 DLS는 하나도 빠짐없이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최근 만기를 맞은 원유 DLS는 60∼70%대의 높은 투자 손실을 기록했다. 더구나 유가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원유 DLS의 투자 손실도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ljungber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